짜파구리 오찬에 "그레이트"…부산 "엑스포 위한 모든 걸 갖췄다"
“지난 20년간 세계 각국을 실사했어요. 부산과 같은 엑스포 유치 열정을 보여준 도시는 처음입니다. 가슴이 따뜻해질 정도로 환영을 받았습니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호텔 시그니엘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드미트리 케르켄테즈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은 이같이 말했다. 파트릭 슈페히트 BIE 행정예산위원장도 “부산시민에게 강렬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부산은 월드엑스포를 유치할 만한 모든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흥미로운 주제와 유치 열정 보고서 담을 것”
이들은 2030 월드엑스포 개최 후보 도시인 부산 준비태세를 살피려 지난 2일 입국한 실사단이다. 파트릭 행정예산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사단 8명은 이튿날부터 나흘 동안 현장을 점검했다. 실사를 마치고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트릭 단장과 드미트리 사무총장은 “실사단 역할은 각 후보 도시 정치ㆍ사회ㆍ경제적 여건을 확인하고, 각 주체가 엑스포를 얼마나 지지하는지 파악해 BIE 회원국이 판단할 수 있게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관련 내용을 포함한 부산 엑스포 주제와 부제는 매우 흥미롭다. 이번 실사에서 부산은 (이런 부분을) 잘 전달했다. 더욱 변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주제”라고 평가했다. 2030 월드엑스포가 유치되면 이를 인류 공통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플랫폼으로 삼겠다는 ‘부산 이니셔티브’ 개념에 대해서는 “오는 11월 BIE 총회가 끝난 직후에 또 월드 엑스포 기간인 6개월이 지난 이후까지도 한국과 부산이 각국과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대응을)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보이는 매우 흥미로운 개념”이라고 평가했다.
尹 직접 국빈 예우, 광화문도 “빛;나이다” 열기 보여
BIE 실사단은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이틀간 서울에 머물렀다. ‘국빈에 준하는 예우’ 차원에서 이튿날 윤석열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실사단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월드 엑스포 유치 의지를 밝히며 “부산은 차별화한 개최 역량과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유치되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등 고위 관료가 실사단을 연이어 면담했다. 국회는 2030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와 개최 결의안을 의결해 실사단에 전달했다. 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실사단 환영 오찬을 열며 지원사격했다. 이날 저녁 실사단은 광화문에 점등된 ‘광화에서 빛;나이다’ 행사 현장을 방문했다. 부산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 장미와 자유의 여신상, 에펠탑 등 조형물이 조명과 함께 설치된 것으로, ‘빛나이다’는 ‘빛’과 ‘비나이다’라는 뜻을 함께 담은 명칭이다.
팝스타ㆍ짜파구리ㆍ조수미… 키워드로 돌아본 실사 일정
지난 4일 부산역에 도착한 BIE 실사단은 시민 5500여명이 쏟아낸 환영 인사에 “팝스타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을숙도 생태공원과 6ㆍ25전쟁 참전 해외 용사들이 영면한 유엔기념공원, 월드 엑스포 개최 예정부지인 부산 북항 등지를 둘러보는 실사 일정이 시작됐다. 지난 5일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실사단은 가상현실(VR) 고글을 쓴 채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타고 북항 등 부산 일대를 둘러볼 수 있는 시뮬레이터를 직접 시승했다.
영화 ‘기생충’으로 유명해진 ‘짜파구리’도 화제를 모았다. 지난 5일 시민단체와 오찬 때 밀면 등 부산 대표 음식과 함께 한우 등심 스테이크를 곁들인 짜파구리가 실사단 식탁에 올랐다. 오찬 후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면담에서 “점심이 어땠냐”는 조 장관 질문에 파트릭 단장은 “매우 좋은 점심 식사였다(Great lunch)”며 화답했다고 한다.
이날 저녁 실사단은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K 컬처 나이트(K-Culuter Night)’ 공연에 참석했다. 실사단이 레드카펫 위로 입장할 땐 시민 2000여명이 환호했다. 지역 대표 음료인 갈매기브루잉 맥주와 모모스 커피를 시음한 실사단은 2030 부산 월드엑스포 홍보대사인 조수미의 ‘위 윌 비 원’을 포함해 케이팝 대표주자로 나선 걸그룹 오마이걸과 가수 비의 공연을 관람했다.
밤하늘 쏘아 올린 불꽃 8만발로 실사단 배웅
6일 실사단과 2030 미래세대가 오찬을 나눈 뒤 오후 8시30분부터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불꽃 8만여발을 쏘아 올리는 엑스포 유치 기원 불꽃쇼가 진행됐다. 박형준 시장은 “엑스포 유치 열망이 불꽃으로 피어나 실사단에 전달되도록 마련한 행사”라고 밝혔다.
실사단은 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한다. 실사 보고서는 오는 6월 말 BIE 회원국에 공개되며, 11월 총회 투표로 2030 월드엑스포 개최 도시가 결정된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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