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MD와 손잡고 엑시노스 ‘끝까지 간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엑시노스’의 복귀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말 차기 플래그십(전략 모델)용 모바일 AP ‘엑시노스 2400’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내년 초 출시가 예상되는 갤럭시 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그동안 퀄컴의 ‘스냅드래곤’에 밀렸던 엑시노스를 다시 복귀시키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6일 반도체 설계전문기업인 AMD와 차세대 고성능·저전력 그래픽 설계자산(IP) 분야의 파트너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MD의 초저전력·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라데온’ IP를 기반으로 개발하는 차세대 그래픽 솔루션을 엑시노스 라인업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AMD는 2019년부터 기술 협력을 맺어왔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스마트폰에서 그래픽을 빠르고 정확하게 구현하는 역할을 해 모바일 AP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전체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의 비중이 늘면서 GPU는 스마트폰 판매량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장치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AMD와 GPU ‘엑스클립스’를 공동 개발했지만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평가받았다. 결국 지난 2월 공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에 자사 제품인 엑시노스가 아닌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을 탑재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사이 2019년 14%까지 올랐던 삼성전자의 AP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7%까지 추락했다.
특히 퀄컴 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가격 협상력이 약화해 수익성을 좌우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생산비용이 크게 올라갔다. 엑시노스의 조기 등판 목소리가 커진 이유다. 업계는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늦어도 2025년까지는 엑시노스가 성능과 수율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다시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AP로 복귀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파트너십 강화로 삼성전자는 갤럭시 전용 고성능 칩 ‘엑시노스 2500(가칭)’를 위한 GPU도 AMD와 함께 개발할 전망이다. 다만 AMD의 IP를 기반으로 하되 ‘최적화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연구소를 중심으로 GPU 자체 개발 인력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후속작에서도 AMD와 협업을 이어가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에서 콘솔게임(비디오게임) 수준의 고성능·고화질 게이밍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준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AMD와 함께 모바일 그래픽 기술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저전력 솔루션 설계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별화한 모바일 그래픽 솔루션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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