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죽지도 못해”… 中 묘지 평당가 5억 달해

송태화 2023. 4. 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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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성묘 절기인 청명절(4월 4일)을 앞두고 묘지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천정부지로 올라 떨어질 줄 모르는 중국 묘지 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묘지값이 집값을 훨씬 웃도는 현상은 상하이뿐만 아니라 베이징, 광저우, 선전 등 다른 중국 대도시에서도 수년 전부터 나타났다.

묘지 가격은 지난 10년간 해마다 평균 30%가량 올라 꾸준히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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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묘지 값 고공행진 계속돼
SNS에선 자조 섞인 한탄 이어져
주택 사서 사당으로 쓰기도
베이징 창핑의 묘지공원. 화하시보 캡처

중국 최대 성묘 절기인 청명절(4월 4일)을 앞두고 묘지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천정부지로 올라 떨어질 줄 모르는 중국 묘지 가격을 둘러싼 논란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현지에서는 경제력이 없으면 장례 비용 걱정 탓에 죽지도 못할 판이라는 푸념 섞인 불만마저 나온다. 싼값에 토지를 사들여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묘지 조성 업자들의 빗나간 상혼이 묘기 가격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극목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상하이 묘지 판매업체 쑹허위안이 지난달 조성한 묘역의 ㎡당 평균 분양가는 76만 위안(약 1억5000만원)에 달한다. 상하이 도심 집값보다 수 배 비싼 가격이라는 게 현지 매체들의 설명이다.

묘지값이 집값을 훨씬 웃도는 현상은 상하이뿐만 아니라 베이징, 광저우, 선전 등 다른 중국 대도시에서도 수년 전부터 나타났다. 묘지 가격은 지난 10년간 해마다 평균 30%가량 올라 꾸준히 상승했다. 선전의 묘지 평균 판매 가격은 ㎡당 14만9000위안(약 2855만원). 호화 묘지로 분류되는 다펑완 화교묘원은 168만 홍콩달러(약 2억8000만원)를 호가한다.

중국은 토지 국유제를 시행하는 국가다. 주택과 묘지 매매는 사용권을 거래한다는 뜻이다. 주택 사용권은 70년이지만 묘지는 20년만 사용할 수 있다. 재계약을 통해 사용 기간을 20년 더 연장할 수 있고 재계약하지 않으면 이장해야 한다. 이 점을 고려하면 실제 묘지 가격은 주택 가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셈이다. 웨이보 등 중국 SNS에선 “죽어서도 내 집이 없다니”라며 자조가 팽배하다.

묘지 가격 급등을 촉발한 부족한 묘지 수급 문제는 해묵은 과제다. 장례 업체들이 많지 않은 탓인데, 장례 사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데다 허가를 받아 조성하는 절차가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사망자가 급증하자 베이징 등 대도시의 묘지난은 더욱더 심화됐다. 부모를 잘 모셔야 후대가 번창한다는 중국 정서 역시 묘지 값 상승을 부추겼다.

호황을 누려온 묘비 업체들을 향한 비판도 나온다. 중국 1위의 묘지 판매 업체 푸서우위안의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은 85% 수준이다. 푸정 장의사의 2021년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6.4%포인트 상승한 87.4%에 달한다.

상하이 쑹허위안 묘지. 쑹허위안 홈페이지 캡처


값비싼 묘지를 구매하기 어렵게 되자 집에 부모 등 조상의 유골을 안치하는 ‘묘지 주택’도 등장했다.

현지 매체 산시법제망은 상하이 등 대도시 외곽의 외딴 지역에는 사람들은 살지 않고 유골만 안치하는 묘지 아파트 단지가 있다고 소개했다. 20년만 사용할 수 있는 묘지를 구매하느니 상대적으로 값싼 주택을 구매해 조상의 유골을 모시는 사당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묘지 아파트의 문과 창문은 모두 빛이 들지 않도록 검은색으로 설치됐다고 한다.

중국 당국은 묘지난 해소를 위해 2018년 1인이나 2인 합장묘 모두 1㎡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안을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상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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