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6만6000원 내고 즐기세요" 하와이, 관광객 입장료 부과 추진

"관광객으로 자연경관 훼손 심각"

'지상 최고의 낙원'이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휴양지 미국 하와이에서 관광객들에게 사실상 섬 입장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하와이주 하원은 관광객에게 관광 허가를 판매하는 내용의 법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와이의 자연경관이 관광객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어 그 복원 비용을 부과하겠다는 취지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법안은 하와이주에 거주하지 않는 15세 이상의 관광객이 숲·공원·등산로 또는 주가 소유한 다른 자연지역을 방문할 경우 1년간 유효한 관광 허가를 구입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다만 하와이 운전면허증이나 하와이주의 다른 신분증을 소지한 경우 관광 허가는 면제된다.

하와이는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만큼 대부분의 관광객이 다른 자연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사실상 관광객들은 섬 입장료를 내게 되는 것이다. 법 시행 후 5년간 계도기간을 두게 되며, 그 이후에는 위반 시 벌금을 물게 된다. 현재 하와이에서 일부 인기 명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립공원과 산길 입장은 무료다.

관광객들이 낸 수수료는 ▲산호초 보수 ▲천연림의 병충해 예방 ▲돌고래 및 거북이 보호를 위한 순찰 등 하와이의 자연환경 보호에 쓰일 예정이다.

앞서 주 상원에서는 관광서가 수수료를 50달러(6만6000원)로 책정한 법안을 가결했는데, 하원은 6일 표결을 앞두고 수수료 금액을 다시 논의하고 있다.

하와이 의회가 입장료 부과 입법에 나선 것은 관광객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데다 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을 탄 장소까지 구석구석 찾아다니면서 주 당국이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조쉬 그린 주지사 또한 지난해 선거운동 당시 하와이에 오는 모든 관광객에게 입장료 50달러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은 여행자들이 책임을 지게 하고 그들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만큼 돈을 내도록 하는 것"이라며 "하와이 주민은 140만명인데 방문객은 한 해에 900만∼1000만명에 이른다. 1000만명의 관광객이 우리가 환경을 유지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