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갈대 속의 영원

서믿음 2023. 4. 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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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그는 다리우스의 소장품 중에서 가장 값비싸고 독특한 보물 상자를 마주하게 되었다.

그러나 알렉산드로스는 고개를 저으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을 상자에 보관하라고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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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2019년 스페인 출간 직후 독자들과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스페인 국립에세이상과 ‘인문학 수호를 위한 시민참여상’ 등 여러 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40여 개국에 유통됐다. 문헌학자인 저자는 고대의 책과 도서관 세계를 연구하기 위해 뛰어든 방대한 자료 속에서 발견한 놀라운 이야기를 전한다. 온 세상의 책을 전부 모으기 위해 말을 타고 누비는 책 사냥꾼들의 이야기, 절대적이고 완벽한 도서관을 만들고자 한 왕의 이야기 등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이야기는 책 사냥꾼의 모험을 이어가려는 노력이다. 이 이야기가 잃어버린 원고, 알려지지 않은 역사와 사라지기 직전의 목소리를 추구하는 여행의 불가능한 동반자가 된다면 좋겠다. 어쩌면 그 탐험가들은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왕들에게 봉헌하는 관료에 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쩌면 자신들이 하는 과업의 중대함을 몰랐을 수도 있고 그 일을 부조리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노천에서 밤을 보내며 모닥불이 꺼져갈 때면 어느 미친놈의 꿈 때문에 목숨을 걸고 있다고 중얼거렸을 수도 있다. 그들은 분명 누비아의 사막에서 폭동을 진압하거나 나일강의 화물선을 검색하는 일처럼 출세할 가능성이 높은 임무를 맡기를 희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흩어진 보물 조각 같은 세상의 모든 책의 흔적을 찾았을 때, 그들은 그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이 세계의 토대를 세우고 있었다.(17~18쪽)

그는 다리우스의 소장품 중에서 가장 값비싸고 독특한 보물 상자를 마주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얼마나 값어치가 나가는 물건을 보관해야 할까?” 그가 물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돈, 보석, 향수, 향신료, 전리품을 들먹였다. 그러나 알렉산드로스는 고개를 저으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것을 상자에 보관하라고 명했다. 바로 『일리아스』였다.(31쪽)

프톨레마이오스는 방향을 잃은 채 고립되었다고 느꼈을 것이다. 이집트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했고 의식에도 익숙하지 않았으며 신하들이 자기를 비웃는다고 의심했다. 그러나 그는 알렉산드로스로부터 과감함을 배운 사람이었다. 그대가 상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상징을 창조하라. 이집트가 유구한 역사로 위협한다면 과거가 없는 유일한 도시인 알렉산드리아로 수도를 옮기라. 그리고 그곳을 지중해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지로 만들라. 신하들이 새로운 변화를 믿지 못하면 모든 사유와 과학이 너의 땅에 모이게 하라.

프톨레마이오스는 엄청난 풍요를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박물관에 투자했다.(44쪽)

갈대 속의 영원 | 이레네 바예호 지음 | 이경민 옮김 | 560쪽 | 2만6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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