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눈 걱정하던 제천…조기 개화에 ‘꽃 없는 벚꽃축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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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벚꽃 만개, 축제현장 속앓이
봄꽃 축제를 준비한 자치단체가 일찍 만개한 벚꽃 때문에 골머리를 하고 있다. 개화 시기가 예년과 비교해 일주일가량 빨라지는 바람에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충북 충주시는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충주댐 물문화관 일원에서 4년 만에 충주호 벚꽃 축제를 연다. 아직 축제가 열리지 않았지만, 꽃잎이 떨어진 벚나무가 적지 않아 꽃 축제 분위기는 반감될 전망이다.
3㎞ 정도 이어진 벚나무 길 걷기 등 행사를 준비한 주최 측은 당혹해 하고 있다. 충주사회단체연합회 관계자는 “매년 4월 초 만개했던 벚꽃이 따뜻한 봄 날씨 탓에 지난달 30일 활짝 피어 버렸다”며 “지난 주말 강풍이 불고 이틀간 비도 내려서 꽃잎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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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 비 내려 대부분 낙화
충주 수안보온천제도 오는 14일~16일 예정대로 열린다. 수안보면은 충주 도심보다 벚꽃이 1주일가량 늦게 피지만 이곳도 예년보다 꽃이 일찍 펴서 관광객 맞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7일~9일 사흘간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 일원에서 열리는 27회 청풍호 벚꽃축제 현장은 지난달 말 벚꽃이 만개했다. 김숙희 제천시 문화영상팀장은 “제천은 과거 4월에도 눈이 올 정도로 서늘한 곳이라 벚꽃이 안 피어서 축제 개최를 걱정한 적이 있었다”며 “올해는 이상 기온 때문에 지난주 말 벚꽃이 만개했다. 준비한 행사가 많아 축제를 연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는 주민과 함께 즐기는 체험 행사에 승부를 걸 계획이다. 물태리 마을회관과 청풍게이트볼장 앞에 무대를 설치하고 3일간 공연한다. 7일 청풍호숫가 오케스트라와 제천어린이합창단, 8일 어린이 마술 퍼포먼스와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밴드, 9일 색소포니스트 박동준 밴드 공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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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없어도 계획대로 진행” 체험행사에 승부
세종시 조치원읍 도도리파크 일원 봄꽃 축제 현장서도 벚꽃을 보기 어려울 듯하다. 세종시는 예년 벚꽃 개화기에 맞춰 이곳에서 8~9일 축제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벚꽃은 거의 떨어진 상태다.
충남 천안시는 8~9일 동남구 북면 일원에서 천안위례벚꽃축제를 개최한다. 이 지역 역시 지난주 벚꽃이 만개했지만, 일정 변동 없이 준비한 행사를 하기로 했다. 청소년 댄스페스티벌과 벚꽃가요제가 열린다. 김제훈 축제추진위원장은 “4년 만에 열리는 축제인 만큼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며 “시민이 벚꽃과 함께 봄의 정취를 마음껏 만끽하고 즐겁게 지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전 동구도 7일부터 9일까지 대청호반 벚꽃한터 일원에서 ‘제5회 대청호 벚꽂축제’를 예정대로 진행한다. 7일 오후 7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8일 오전에는 마라톤대회가 열린다. 대전 동구 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대청호 인근을 찾아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축제”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축제를 홍보했다.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은 “벚꽃 개화 시기가 빨라져 꽃잎이 떨어졌지만, 봄꽃을 심고 경관조명을 가동해 축제 분위기를 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천·대전=최종권·신진호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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