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그림자 남은 KB·대신證, CEO 제재 리스크 ‘이중고’
대표 사임 이어 항소 취하로 해소된 신한證과 대비
KB증권과 대신증권이 라임펀드 관련 2심 재판을 진행 중인 가운데 현직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가 재개되면서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사태 당시 CEO가 물러난 신한투자증권이 최근 항소까지 취하하면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라임펀드 관련 형사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증권사는 대신증권과 KB증권 두 곳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법원에 항소취하서를 제출하면서 1심 판결 벌금 5000만원이 그대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2019년 라임사태와 관련해 펀드 판매사인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등 3곳을 임직원들에 대한 감독·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양벌 규정을 통해 기소했다. 1심에서 KB증권은 벌금 5억원, 대신증권은 벌금 2억원을 각각 선고 받았다.
1심 판결 이후 3사 모두 항소장을 냈지만 이번에 신한투자증권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KB증권과 대신증권 두 곳만 2심 재판을 진행하게 됐다.
업계는 신한투자증권의 소 취하 배경에 대해 검찰이 항소하지 않았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다른 두 회사에서 비해 벌금 부담도 비교적 적었다는 점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달 15일 신한투자증권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KB증권의 경우, 함께 기소된 전·현직 임직원들의 라임 부실펀드 판매 혐의는 무죄로 인정됐고 펀드 판매수수료 부당수취 부분에 대해서만 감독·주의 부실이 인정됐는데 이 부분에 대한 항소가 진행 중이다.
KB증권 관계자는 “펀드 판매료를 라임 등 운용사에서 받는 총수익스와프(TRS) 수수료에 가산해 우회 수취한 혐의 등에서 유죄를 받은 부분에 대해 항소를 한 것”이라며 “이는 라임 사태와는 무관한 것으로 통상적인 업무 프로세스였기 때문에 계속 소송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항소심 절차를 진행 중인 양사에는 CEO 제재 절차가 재개된 것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임시 소위원회를 개최해 라임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CEO들을 불러 진술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 출석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과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그동안 내부통제 강화와 피해자 배상에 적극 나섰다고 밝히면서 선처를 요청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0년 11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라임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박정림 대표, 양홍석 부회장(당시 사장)에 대한 문책 경고 제재 조치안을 결정했다. 이어 지난해 3월 옵티머스 펀드 판매 관련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게 문책 경고 중징계를 내렸다.
올해 초까지 제재 확정을 위한 금융위 심리가 미뤄졌지만 손태승 전 우리 금융 회장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면서 지난 1월 제재 심리가 재개됐다. 금융위 측은 조만간 정영채 대표도 불러 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KB·대신증권이 2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증권사 수장의 제제 절차가 재개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법적 대응과 함께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증권사 CEO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가 재개되면서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항소를 취하한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앞서 라임 사태와 관련해 김병철 전 대표가 사퇴하는 것으로 책임을 진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은 라임 사태가 터진 후 당시 대표가 물러나면서 이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됐고 이번 항소 포기로 라임과 관련해선 일단락 된 상황”이라며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KB증권과 대신증권은 CEO를 둘러싼 당국의 제재 절차가 재개되면서 이에 따른 여파와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라임·옵티머스 외에도 사모펀드의 부실 문제는 여전해 사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라임 사태 관련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털어낸 신한투자증권 역시 젠투펀드와 팝펀딩펀드, 알펜루트펀드 등 다른 부실 사모펀드와도 엮여 있는 상황으로 증권사들의 펀드 관련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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