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이란 외교수장, 베이징서 7년 만에 회담…관계회복 박차
최근 외교관계 정상화 물꼬를 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외교 수장이 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다. 중국이 사우디·이란 외교관계 정상화 합의에 이어 이번에도 중동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이다.
이날 범아랍권 일간지 아샤라크 알아우사트 등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파이살 빈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 외무장관과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관계 정상화 이행 조치 등 세부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베이징 회담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이란 외무장관 간의 대면 회동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번 회담에 앞서 양국 외무장관은 지난달부터 세 차례나 전화 통화를 나누며 회담 장소와 일정을 조율했다고 한다. 이번 회담은 전통적으로 화해와 평화를 상징하는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 중에 열렸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2016년 사우디가 이란의 반대에도 시아파 고위 성직자의 사형을 집행하면서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그러다 지난달 10일 단교 7년 만에 중국의 중재로 외교 정상화에 합의한 후 관계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 상호 대사관 재개 등 지난달 10일에 합의된 내용은 60일 이내에 시행될 예정이다.
관계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는 양국은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살만 빈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의 초청을 수락해 가까운 시일 내 사우디를 국빈방문 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란 측 관계자는 "중국은 사우디 왕국과 이란 간 합의를 중재하고 소통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역할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회담 장소도 베이징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관계 정상화 합의 때에 이어 이번 회담도 중국의 외교 수장인 왕이(王毅) 정치국위원 겸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판공실 주임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은 사우디와 이란 외무장관의 회담이 베이징에서 열리는 걸 강조하며 자국의 중재자 역할을 거듭 부각했다. 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사우디·이란 외무장관 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양국이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까지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들어 첨예한 갈등이 지속됐던 중동 국가들 사이에서 해빙 무드가 조성되는 분위기다. 이란은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수니파 중동국가와도 외교관계 복원을 노력 중이다. 사우디는 시리아를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초청하며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강경 진압을 시리아 내전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단교한 지 12년 만이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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