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최다 커플-현실은 전원 결별, 논란과 반전의 13기
[이준목 기자]
▲ ENA, SBS PLUS < 나는 SOLO >의 한 장면. |
ⓒ ENA, SBS PLUS |
물고 물리는 예측불허의 대혼돈 러브라인으로 화제를 모았던 '나솔 13기'의 최종결말과 후일담이 공개됐다. 4월 5일 방송된 ENA와 SBS PLUS의 리얼 데이팅 프로그램 < 나는 SOLO > 91회에서는 13기 '개성특집'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졌다. 또한 방송과 함께 유튜브 채널에서는 실시간으로 13기 출연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방송에서의 모습과 이후의 현재 상황에 대하여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수(의사)는 전날 함께 데이트를 했던 옥순(승무원)을 위한 아침을 준비했다. 영수에게 호감이 있던 현숙(백화점 마케팅팀)은, 영수가 옥순을 데려가는 모습을 바로 곁에서 지켜보고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영수는 현숙-옥순-영자 등 여러 여성들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면서 줄곧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현숙은 다른 멤버들에게 "난 영수에게 내 감정을 확실하게 이야기했다. 그런데 영수는 고민하는 것 같더라. 오늘 아침에는 옥순 언니를 데리고 갔네?"라며 서운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영수에게 아침 식사를 차려줬던 현숙은, 자신이 했던 것과 똑같이 영수가 옥순을 위한 아침을 준비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자 더욱 분노했다. 현숙은 "답답하다. 속내를 왜 솔직히 이야기하지 않는지, 혼란스럽다"라며 영수에 불만을 드러냈다.
영숙(약사)은 영철(난초사업가)을 불러내 대화를 나눴다. 영숙은 어제 데이트 이후 영철의 태도가 달라진 데 궁금증을 드러냈다. 영철은 "영식(역도 지도자)과 너무 잘 어울려보여서, 구애하는 여성보다는 편한 누나가 됐다. 차라리 내가 이렇게 빠져주는 게 나을 것 같았다"라고 마음을 정리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영철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영숙은 저와 잘맞는 사람이지만 타이밍이 안 좋았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13기 출연자들은 최종선택을 앞두고 무전기를 통하여 자신이 호감이 있는 사람에게 '마음의 소리'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숙은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한 영식과 영철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영철에게는 "연하에 대하여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생각을 하게 해준 사람이었다. 같이 표현을 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했고, 자신에게 일편단심을 보여준 영식에게는 "사랑 받는다는 기분이 든 게 오랜만이었다. 설렘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고 감사를 전했다.
현숙은 영수에게 "그동안 내가 계속 먼저 다가 갔으니까 이번엔 네가 한번 해라"며 돌직구로 마음을 표현했다. 영호(금융권 공공기관)와 정숙(오르가니스트), 광수(소프트웨어개발자)와 순자(IT 엔지니어)는 서로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옥순과 영자(파이낸스택스팀)는 모두 상철에게 마음을 드러냈다.
영수는 썸이 있었던 옥순-영자-현숙에게 동시에 마음을 전했다. 영수는 세 사람을 거울에 비유하여 옥순은 밖에서 안을 볼 수 없는 매직미러, 영자는 과거를 비춰보는 거울, 현숙은 자신을 들여다보게하는 현재의 거울이라고 표현하며 "이곳에 현숙님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마음을 확실하게 드러내지는 않았다. 현숙은 "짜증났다. 그 안의 모든 멘트가 구렸다. 자기의 선택을 끝까지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은 알겠는데 썩 듣기 좋은 말은 아니었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 ENA, SBS PLUS < 나는 SOLO >의 한 장면. |
ⓒ ENA, SBS PLUS |
영숙은 영식과 먼저 데이트에 나섰다. 영숙은 데이트 중에 굳이 영철을 자꾸 언급하는 발언으로 영식을 곤란하게 했다. 같은 부산 출신이라 촬영이 끝나고 함께 귀가하기로 했던 영숙은 "내가 최종선택을 안 하거나 영철을 선택한다면, 날 버리고 부산에 혼자 갈 거냐"고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영식은 "그거랑은 별개다. 만일 그런 상황이 오면 어색하겠지만 지금은 같이 있고 싶으니까"라며 변함없는 순정을 고백했다. 영숙은 "표가 몇 시인지 미리 봐놔야겠다"고 놀리며 끝까지 영식을 당황하게 했다.
영숙은 영철과 두 번째 데이트에서 "무전을 할 때 네 이름을 부르니 기분이 어땠냐?"고 질문했다. 영철은 "놀랐다. 조연이 퇴장하고 집에 가려는데 U턴을 한 거다"고 비유하며 정리하려던 마음이 영숙의 무전에 다시 흔들렸음을 솔직히 고백했다. 영철은 "사실은 누나같은 사람을 기다렸던 것 같다. 용기가 없는 나를 꺼내줄 수 있는 사람을 기다렸다"며 영숙을 향한 호감을 전했다.
두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던 영숙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저를 생각해도 이기적이다. 남자가 저와 다른 여자를 놓고 애매한 태도를 하면 저라도 빠지고 싶을 것 같다. 내로남불을 싫어하는데 제가 내로남불의 정석을 보여준 것 같다"라고 속내를 드러내며 눈시울을 붉혔다.
영수와 현숙은 냉랭한 분위기에서 마지막 데이트에 나섰다. 현숙은 시작부터 "네 생각에 내가 있긴 있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현숙은 영수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쌓인 분노를 드러내며 "그래서 나를 어떻게 생각하냐? 다른 언니들에게는 다 오빠 마음을 이야기했잖아. 말 돌리지 말고, 지금 감정을 그냥 이야기해달라고"라고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며 눈물을 흘렸다.
영수는 여전히 현숙에 대하여 친구와 연애 감정 사이에서 헷갈린다는 이야기를 반복했다. 영수는 "너에게 마음이 없지 않다. 하지만 최종선택은 다른 문제다. 내게 최종선택이란 결혼을 전제로 하는 연애다"라고 모호한 반응을 보이며 현숙의 계속된 추궁에도 속마음을 확실하게 밝히는 것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어 영수는 "자꾸 유도심문을 하는데, 내가 이야기하기 싫은 걸 자꾸 물어보는 느낌이다. 난 그렇게 못 기다리는 사람은 별로다"라고 현숙에게 다소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약간 어린애같다. 어린애이기도 하고"라고 완고한 태도를 보였다. 영수의 페이스에 말려든 현숙은 끝내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했다.
현숙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어린애는 너 같은데?"라고 생각했다며 "3~4일을 기다렸는데 거기서 저는 반나절을 못 기다린 사람이 됐다"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영수는 "사실 현숙이 언제나 1순위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현숙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는 속마음을 비로소 밝히며 "그런데 확신이 없었다. 좀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고백했다.
최종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영수의 최종선택은 결국 현숙이었다. 영수는 "보이시한 스타일에 끌리지 않았는데 현숙은 귀엽더라"고 밝히며 "내 감정을 확인하기에 4박 5일은 짧지만, 최종선택은 한 번 만나보자는 의미다"라고 고백했다. 애간장을 태웠던 현숙도 "밖에 나가서 좀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싶다"며 영수를 선택하여 마침내 커플이 성사됐다.
▲ ENA, SBS PLUS < 나는 SOLO >의 한 장면. |
ⓒ ENA, SBS PLUS |
하지만 최종회 직후 13기 멤버들이 출연하여 후일담을 밝힌 '촌장 엔터테인먼트' 라이브 방송에서는 또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순자, 영숙, 영식을 제외하고 함께 모인 13기는, 다섯 최종 커플 중 현재까지 실제 교제로 이어진 커플은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현숙은 방송 이후 영수와의 관계에 대하여 "제 성격답게 직진했고 그게 시작이라기보단 다시 알아가는 단계였다. 한두 번 만나다가 방송에서처럼 성격적으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친구 사이가 되었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고 명쾌하게 정리했다. 이어 상철과 옥순, 영호와 정숙, 광수와 순자 역시 각자 친구 관계로 남았다고 고백했다.
한편 상철과 현숙은 방송 기간 중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며 '현재 커플'이 아니냐는 의심을 산 바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종종 만난 것은 인정했지만 친구 사이일뿐 실제 커플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영식과 영숙은 전화연결로 결별 소식을 전했다. 영숙은 "밖에서 진지하게 알아보자는 뜻으로 최종선택을 했는데 4박 5일은 역시나 서로 알기에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영식과 현재는 만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영식 역시 "영숙님의 그릇을 충족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서로 응원해주는 관계로 남기로 했다"고 고백했다. 커플이 불발된 출연자들은 현재 새로운 연애는 아직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오히려 최종선택에 실패한 영자가 유일하게 솔로나라 밖에서 새로운 사랑을 찾았다는 깜짝 소식을 전하여 눈길을 끌었다. 영자는 "최근에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만나게 된 분이 생겼다. 그분한테서 너무 많은 위로와 용기를 받으면서 함께 잘 지내고 있다"고 열애 중임을 밝혀 박수를 받았다.
한편으로 출연자들은 방송에서 연출된 자신의 이미지와 악플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토로하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영자는 방송에서 영수와 상철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말과 태도가 달라지는 모습으로 '바람둥이'라는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영자는 "방송 이후 악플이 너무 많이 달려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영자는 영수와 다정하게 노래를 듣던 장면, 상철-영수에게 번갈아 구애를 하는 듯한 장면 등 편집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한 가지 말하고 싶은건, 방송에서 만들어진 영자라는 캐릭터와 실제의 영자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 시청자 여러분들이 구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또한 여러 남자들에게 플러팅과 희망고문을 남발하는 '어장녀'라는 지적을 받았던 영숙 역시 "사실 남자 여섯-여자 여섯 모아놓고 쟁탈전하는 걸 해본 적이 없지 않냐. 근데 어장…"이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13기는 방송내내 <나솔> 역대 기수 중에서도 가장 개성이 뚜렷하고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며 눈길을 모았다. 하지만 동시에 각종 논란과 구설수가 유독 많았던 기수이기도 했다. 방송 초반남성 출연자 중 한 명이 성병 감염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또다른 남성출연자를 둘러싼 학폭 의혹도 터졌다. 반면 해당 출연자들은 사실을 부인하며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책임을 묻겠다며 반박했다.
독특한 4차원 캐릭터로 눈길을 끌며 초반부터 커플 모드를 형성한 광수와 순자는, 첫 데이트 이후 최종선택까지 분량이 아예 실종 수준으로 증발되며 출연자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영철은 경쟁자의 뒷담화와 이간질을 일삼는 일름보(고자질쟁이) 캐릭터로, 영수-영숙-영자는 여러 이성들과 문어발식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주로 부각되며 '악편' 논란에 휘말렸다.
<나솔> 13기는 개성특집이 아니라 '빌런특집'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출연자들의 인성 논란과 그에 따른 악플 문제로 유독 많은 잡음을 낳았던 기수였다. 결과적으로 최다커플을 탄생시킨 방송과 달리, 실제 커플로는 하나로 이어지지 못 결말은, 방송과 현실이 다른 세계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기도 했다.
일반인 출연자에 대한 검증, 방송의 자극적인 편집과 이미지 왜곡 등 최근 리얼리티 연애 데이팅 프로그램들이 비판받고 있는 모든 요소들이 집대성되었다고 할 만큼 많은 문제점을 남긴 방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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