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미 하원의장 회동... 중국 "강력 규탄" 반발

차이 총통-매카시 의장, 미국서 회담... "양국 우정 중요"

[윤현 기자]

▲ 차이잉원 대만 총통(왼쪽)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도서관에서 회동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만 총통과 미국 하원의장이 미국에서 공식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에서 처음으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공식 회동하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은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회담했다. 하원의장은 미국의 권력 서열 3위로 이번 만남은 1979년 미국과 대만이 단교한 이후 미국 땅에서 열린 양국 간 최고위급 회동이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29일부터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을 경유해서 중앙아메리카 수교국인 과테말라와 벨리즈 순방길에 올랐고, 이날 귀국길에 캘리포니아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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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 의장은 차이 총통을 환대하며 "대만에 미국 무기가 전달되는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데 (미국 의회가) 초당적인 입장이 있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또한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확고하고 흔들림 없으며, 초당적으로 계속될 것"이라며 "특히 양국이 무역과 기술 분야에서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을 지지하는 미국의 입장이 초당적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날 회동에 민주당·공화당 의원 18명과 함께하기도 했다.

매카시 의장은 "대만과 미국의 우정은 자유세계에서 매우 중요하다"라며 "특히 경제적 자유와 평화,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길을 계속해서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도 매카시 의장을 비롯해 이날 회담에 참석한 미국 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이들의 흔들림 없는 지지는 대만 국민에게 우리가 고립돼 있지 않다고 안심시켜준다"라고 밝혔다. 이어 "평화를 지키려면 우리는 더 강해져야 하고, 함께할 때 더 강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중국은 이번 회동을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과 대만이 벌인 엄중하게 잘못된 행동에 대해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국가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 규정을 엄중하게 위반하고 중국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엄중하게 훼손하고,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라며 "중국은 이를 결연히 반대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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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회동 장소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중국 총영사관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이번 회동은 지역 평화, 안보,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고 (미중 관계의) 정치적 토대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우리는 상황의 전개를 면밀히 주시하고 국가주권과 영토보전을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중국은 대만 주변 해역에서 해군 항모 산둥함 전단을 동원해 항행 훈련을 실시하면서 군사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대만 고위 인사의 미국 경유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이번 회동을) 대만 주변의 현상 변경을 위해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행동에 나서는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매카시 의장도 이번 회동이 미중 관계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그럴 의도는 없다"라고 답했다. AP통신은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이 중국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대화했다"라고 평가했다. 

반면에 작년 8월 미국 하원의장으로는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했던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의원은 "오늘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의 만남은 리더십, 초당적 참여, 독특하고 역사적인 장소 등 칭찬받을 만하다"라고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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