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야권의 극단적 팬덤, 현대판 폭민정치" 비판

곽우신 2023. 4. 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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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퇴임 전 쓴소리 "민주당, 법률주의를 법치주의로 오해... 그 극단이 나치주의 아닌가"

[곽우신, 남소연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특히 야권에서 횡행하는 극단적 팬덤정치는 현대판 폭민정치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퇴임을 앞둔 6일 더불어민주당의 '팬덤정치'의 폐해를 지적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민주당과의 원내 협상이 녹록치 않았음을 토로하며, 민주당을 향한 쓴소리들을 토해낸 것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7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신임 원내대표 선거를 하루 앞둔 6일 오전, 주호영 원내대표는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김미애 원내대변인과 함께 기자들을 만났다.

"그리스 아테네 민주주의도 폭민정치로 몰락"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주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본인의 임기를 "무한한 인내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종종 원내대표 직업을 극한직업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특히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공수가 교대되는 정권 초 1년은 초극한직업이라고 할 만큼 여러 가지 고충이 많았다"라며 "그것도 보통 야당인가?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무기로 사실상 대선 결과에 불복,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는 데만 골몰하면서 저의 어려움은 가중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중점법안을 거의 모두 거부했고, 2023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핵심사업 예산은 모두 삭감했다"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면 적어도 일은 시작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자신들 예산을 반드시 관철하려고 하면서, 시작 자체를 막는 상황이었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민주당은)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을 강요했고, 노란봉투법, 방송법, 양곡관리법 등 자신들이 여당일 때도 추진하지 않던 법안들을 강하게 밀어붙였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더 충격적인 것은 위장 탈당을 통한 안건조정위원회의 무력화, 습관적인 본회의 직회부 등 국회 선진화법에서 규정한 절차적 민주주의를 모두 형해화하면서 입법 폭주를 계속했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무위원에 대한 불신임을 남발하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성숙도를 급전직하로 후퇴시켰다"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지난 수십 년에 걸쳐 극단적 진영정치를 해오고 있고, (이는) 당장 끝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라며 "관련해서 특히 저는 그리스 아테네 민주주의의 몰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민주주의가 아무런 자기 절제 없이 대중선동과 숫자의 힘에 유지할 때 폭민정치로 전락하며, 아테네는 결국 폭민정치로 멸망하고 말았다"라는 주장이었다.

"우리 정치권이 팬덤정치의 유혹을 떨치고 민주적 건강성을 회복할 때만 신뢰와 협치의 정치가 가능하다"라며 "지금이라도 우리 국회가 신뢰와 협치의 정치에 나서야 한다"라고도 부연했다.

"안건조정위 무력화, 두고두고 흑역사로 남을 것"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의회정치이고, 의회정치는 다수결의 원리가 가장 크게 작동한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라면서도 "절차적 중요성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데, 민주당은 그런 절차의 정당성이나 그런 것들을 모두 무시한 폭거를 많이 해왔다"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가 이 한국정치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서 오랜 논의 끝에 이른바 국회 선진화법이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국회 선진화법의 내용은 숙의 민주주의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을 겨냥해 "그런데, 위장 탈당하거나 탈당했던 자기 당 소속 의원을 우리 당 사람으로 쳐서, 안건조정위 기간 90일을 무색하게 25분~30분 만에 (처리)하는 일은, 두고두고 한국 의정사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법치주의와 법률주의는 조금 구별되는 개념인데, 민주당은 법률주의를 법치주의로 오해한 것 같다"라며 "법조문만 겉으로 맞으면 모두 가능한 것으로 (해석)했던 것인데, 그것의 극단이 나치주의 아니었나?"라고 비난했다.

한편, 나름의 성과로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꼽았다. "참 비극적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합의로 끝낼 수 있던 것도 저는 성과라고 생각한다"라는 것. 다만 "모든 국민을 슬픔에 빠지게 했던 이태원 참사는 그렇지 않아도 진영 대결의 폐해로 얼룩진 우리 의회정치에 또다른 긴장을 초래했다"라며 "우리 정치권은 희생자의 억울함을 풀고 유족의 아픔을 달래는 한편 재난의 정쟁화를 지양하고, 근본적인 재난방지책을 마련하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 모두 기억하는 것처럼 그것은 몹시도 힘든 일이었다"라며 "이태원 참사의 완전한 마무리가 되자 못하고 마치는 것이 매우 아쉽고 마음이 무겁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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