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길복순’ 변성현 감독 “일베 논란 당혹, 스태프들에게 미안”

정진영 2023. 4. 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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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복순' 변성현 감독 인터뷰 사진.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의 변성현 감독이 작품 공개 이후 불거진 일베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변성현 감독은 6일 오전 ‘길복순’ 공개를 기념해 서울 종로구의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관련 논란에 대한 질문에 “주말에 스태프들에게 연락을 받았다. 괜찮냐고”라고 운을 뗐다.

변 감독은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할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며 “그때는 분명 내가 말실수를 한 게 있었는데, 이번엔 진짜 당혹스러웠다. 의도가 전혀 없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했고 ‘어떻게 또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지’ 싶어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길복순’은 킬러들의 회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 여기서 킬러들이 미션을 받는 봉투에 서울은 ‘한국’이라고, 순천은 ‘전라(도)’라고 표기돼 있어 지역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변성현 감독은 “그 지역을 선택한 것도 내가 한 게 아니다. 미술감독님이 봉투를 만든 건데 나한테 엄청 미안해하더라. 도리어 내가 미안했다. 내가 아니었다면 생기지 않았을 논란 같아서”라고 심경을 피력했다.

서울은 ‘한국’으로 순천은 ‘한국’이 아닌 ‘전라’로 표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킬러들마다 급이 다르게 설정돼 있지 않나. A, B급 킬러는 글로벌한 일을 담당하고, C, D급은 국내 일을 주로 할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C, D급에게 가는 봉투에는 지역을 쓴 것”이라며 “미술감독님 고향도 충청도 예산이다. 미술감독님께 ‘그냥 감독님 고향으로 고르시지 그랬느냐’고 이야기했다. 너무 미안해 하시기에 ‘감독님 잘못 아니다. 신경 쓰지 마시라’고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변 감독은 또 “그럴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한 뒤 “‘길복순’은 전도연 배우가 주축이 된 작품이다. 선배가 액션이라는 큰 도전을 했는데 내가 그 도전을 물거품으로 만드나 싶어서 너무 자책감이 심했다. 나는 줄곧 얘기되는 그쪽의 정치 성향과 반대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자꾸 그렇게 얽히니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직전 연출작인 ‘킹메이커’에서 지역감정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보여드린 바 있다. 그런데 다음 작품인 ‘길복순’에서 지역비하 논란에 사로잡혔다. ‘길복순’이란 영화에 모순을 담아내고자 했는데, 영화 따라 가는 건가 싶다”고 덧붙였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이 본업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이벤트 회사 소속 킬러 길복순(전도연)이 회사가 허가한 일은 반드시 시도해야 한다는 규칙을 어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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