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타는 풀빌라 사장…호화생활 가능했던 '기막힌 수법'
국세청이 입시학원, 고리‧불법 대부업자, 풀빌라 숙박업자, 친환경 발전 사업자 등 민생 관련 탈세 사업자 75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탈세 혐의가 일부 드러난 학원 사업자 중에선 강남구 대치동 입시학원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소득 사업자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신고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원이 누락한 현금만 수십억원대
학원 내부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외부업체에서 직접 사는 대신 중간에 자녀가 주주로 있는 법인을 끼워 넣기도 했다. 자녀 회사가 프로그램을 산 뒤 학원에 판매하는데 금액을 부풀리는 식이다. 자녀 회사에 이익을 몰아주고 학원 비용은 과다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다. 실제 근무하지 않는 지인을 직원으로 이름 올려 허위로 인건비를 지급하는 전형적인 탈세 방식도 동원했다.
풀빌라 숙박비 현금 받아 포르쉐 탔다
고리‧불법 대부업자(20명), 음식‧숙박‧유흥‧레저 사업자(25명), 전력 발전‧설비 사업자(20명)도 이번 세무조사 대상이다. 국내 휴양지에서 풀빌라를 운영하는 B씨는 현금 결제를 유도하고 그 돈을 본인이나 법인이 아닌 차명 계좌로 받아 세무당국의 감시망을 피했다. 이 돈은 다수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호화 생활에 사용됐다. 그러면서도 포르쉐 등 고가의 승용차는 법인 명의로 대여했다.
친환경 발전 설비 사업자는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지원에 힘입어 급격히 성장했다.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면서 매출이 급증하자 탈세 유인이 커졌다는 게 국세청 판단이다. C씨는 시공비를 대표이사 개인 계좌로 받아 세금 신고를 누락했다. 그는 가족에게 허위로 인건비를 지급하고, 법인 비용으로 마트‧병원‧홈쇼핑 결제를 하기도 했다.
오호선 국세청 조사국장은 “사교육 비율이 높아서 학원이 호황을 누리다 보니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고액 학원료를 받으면서 탈세하는 게 문제”라며 “민생과 연결된 사업자로서 남다른 사업 기회를 누리는 만큼 공정 과세가 중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540명 현금 탈루소득만 1조원대
국세청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민생탈세자 540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6146억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이들로부터 찾아낸 탈루 소득액수만 총 1조88억원에 달한다. 매출을 축소해 과세 금액을 줄이는 게 가장 보편적인 방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으로 받은 뒤 신고를 누락한 금액만 8843억원에 달한다. 허위로 경비를 잡아 처리하는 가공경비가 366억원 수준이다.
한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고소득 사업자의 실제 소득 중 신고하지 않고 누락된 소득 비중이 53.4%에 다한다. 소득이 많은 전문직‧정보기술(IT)‧연예인‧스포츠선수‧부동산 임대업자 중 기획 세무조사 대상 기준이다. 현금으로 수익을 얻은 뒤 신고하지 않고 따로 챙기는 탈세 방식이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조세연은 “사업소득은 기본적으로 납세자 신고자료에 의존해 과세가 이뤄져 근로소득과 비교했을 때 탈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성실신고확인제도가 개인 사업자가 납세를 정확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실신고확인제도는 일정 요건을 만족하는 개인사업자나 법인이 종합소득세‧법인세를 납부하기 전 내용과 증빙 서류 등을 세무대리인에게 검증받게 하는 제도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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