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여유자금 36조 증가…주식투자 줄고 예금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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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계 여유자금이 1년 새 36조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시 부진으로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투자 비중이 줄고, 안전자산인 저축성 예금과 채권 비중은 크게 늘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182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5조9000억원 늘었다. 순자금 운용액은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차감한 값이다.

가계의 순자금 운용액 증가는 소득 증가에 따른 금융자산 운용 규모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 운용액은 263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6조9000억원 줄었다. 하지만 대출금리 상승과 주택 경기 둔화 등으로 자금 조달액이 193조4000억원에서 80조6000억원으로 더 크게 축소됐다. 이에 따라 순자금 운용액은 146조9000억원에서 182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문혜정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주식시장 부진, 금리 상승,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주식, 결제성예금, 기타예금 등을 중심으로 자금운용이 축소됐다"며 "상대적으로 수익률과 안전성이 높은 저축성예금, 채권 등의 운용은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 부문별 자금운용 및 조달 차액 그래프.ⓒ한국은행

자금운용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예금은 43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5000억원 증가했다. 채권도 2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00억원 늘었다. 반면 주식 투자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 국내 주식 취득은 16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4000억원 감소했다. 해외 주식도 1조6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지난해 자금 운용 규모는 169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9조1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자금 조달 규모는 335조1000억원에서 345조5000억원으로 소폭 확대됐다.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등으로 기업들의 운전자금 수요가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지난해 비금융법인의 대출금은 180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조9000억원 증가했다. 채권 발행도 34조7000억원에서 55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주식 발행의 경우 63조2000억원에서 41조8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정부 부문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1년 새 -11조10000억원에서 -39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국세 수입이 증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한 재정 집행으로 정부 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은 총 2경3416조1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42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비중이 2.6%포인트(p) 하락한 반면, 대출금 비중은 0.9%p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