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 우크라 재건 '허브' 폴란드…교량 역할 할 것"
재외공관, K수출전진기지로서 역할 확대
K방산 성능 좋고, 가격경쟁력…..수요 더 커져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규모는 약 6~7000억 유로(약 1000조 규모)에 달할 걸로 보인다. 폴란드는 이 사업의 허브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데 폴란드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서 우리 기업들의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고 양국 기업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대사관이 적극적인 교량 역할을 할 것이다."
임훈민 주폴란드대사가 5일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아시아경제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위한 한-폴 협력관계 구축을 중점적으로 보고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폴관계에서 방산수출은 대표적인 윈윈프로젝트라고 언급했다. 임 대사는 "폴란드는 방산업체 기술을 자국에 들여와 장기적으론 수출산업화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폴란드 방산수출을 계기로 EU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시장으로 가는 관문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폴란드 우리나라 무기의 단골수입국이다. 지난해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 한화디펜스와 무기계약을 체결했다. 약20조원 규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재외공관장 만찬에서 "대한민국 대표 영업사원이란 마음가짐으로 수출 전진 기지의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이후 방산수출 비중이 높은 한·폴관계의 긴밀도는 더욱 중요해졌다.
폴란드의 방산 수출 규모도 날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방력 강화에 대한 여론이 높아서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3월 제정된 국가방위법은 하원에서 찬성 450명(재적 인원 460), 상원에선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안보 강화의 기반 위에 지속적인 경제성장률이 가능하다’는 것이 폴란드 정부의 기조다. 임 대사는 “폴란드는 ‘안보를 확립하는 것이 역내 안정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경제발전도 가져올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결국 성능 좋고, 가격경쟁력이 높고 보급이 빠른 한국 방산 수출에 대한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고위급 교류를 통해 경제외교의 폭과 깊이를 더욱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폴란드는 한국 기업의 중유럽 생산기지와 유럽 진출의 전초기지다. 이미 300개가 넘는 기업이 진출했다. 그는 "폴란드가 주력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많은 한국 기업의 진출이 예상된다"며 "중소기업들은 폴란드의 경제 환경과 법제도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와 이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역별 고용 인력과 임금 수준, 중앙 정부와 지자체 각종 인센티브, 물류, 토지나 고용 관련 법령에 대해 세밀한 조사와 분석이 선행돼야하며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만큼 폴란드 진출 외국 기업들은 모든 EU 규정을 지켜야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란드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4.9%(폴란드 통계청 집계)다. EU는 2024년 폴란드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다음은 임 대사와의 일문일답.
재외공관, 수출전진기지로서 역할 확대
-‘수출전진기지’로서 재외공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인가.
▲우선은 기회발굴이다. 공관은 상시적으로 그 나라 정부에 접근이 가능하다. 경제외교를 하고자 한다면, 수출이 됐건, 대규모 투자가 됐건 최초로 이슈를 발굴하고 본국 정부와 교류할 수 있다. 수출의 첨병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전반적인 양국관계와 외교관계를 조율하다보면 여러 가지 경제프로젝트들이 나온다. 이것이 또한 외교의 실탄이 된다. 이를 잘 운영하면서 시너지를 내고, 필요에 따라서는 집중적으로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이 재외공관의 역할이다.
폴란드의 방산이나 원전 수출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워낙 대규모 프로젝트라 다른분야 협력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해당국 정부의 고위정책결정자와 접촉면을 확보하고, 연결을 시켜줄 수 있다. 공관의 컨비닝 파워(Convening power·소집시키는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대기업들은 규모를 바탕으로 진출이 쉽지만 중소기업들은 첫발을 떼기 어렵다. 대규모 출장단이 오기도 어려운 여건이 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한·폴란드 방산 협력 컨퍼런스’를 열었다. 폴란드 기업 49곳, 우리기업 20곳이 참여했다. 재외공관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개별기업을 지원하고 수출을 증진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폴란드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이미지는.
▲폴란드는 한국과 1989년 수교해, 내년이 수교 35주년이다. 그 직전인 1988년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처음 접했다. 비슷한 시기 한국 가전제품들이 폴란드로 수입됐다. 발전된 현대 국가라는 긍정적 이미지가 있다. 또 K-Pop 등 한류 열풍으로 이미지가 좋다. 단적인 예가 폴란드 대학들이 개설한 한국학과들이다. 바르샤바 대학, 야기엘로니안 대학(크라쿠프), 브로츠와프 대학, 아담미츠키에비츠 대학(포즈난) 등 3개 대학에서 총 150여명이 한국학과 한국어를 전공한다. 2022년도 경쟁률이 10대1로 인기가 많았다.
-폴란드의 국방력 강화 움직임에 대해 자국 내 여론은 어떠한가.
▲폴란드는 자국이 처한 여건 때문에 국방비 증강에 대해 유럽 내에서 가장 강한입장을 견지해왔다. 실제 국방비 증강에 대해 폴란드 내 찬성여론이 많다. ‘안보를 확립하는 것이 역내 안정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경제발전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폴란드의 인식이다. 그래서 국방력 증강이 안심할만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폴란드 정부는 방위비 지출을 계속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의 2022년도 경제성장률은 4.9%(폴란드 통계청 집계)다. 폴란드 재무부도 올해 성장률을 1.7%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EU는 2024년 폴란드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아직은 유럽 내에서 견실한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K방산 성능 좋고, 가격경쟁력 높아..수요 더 커질 것
-폴란드가 지난해 수입한 K-2전차, K-9자주포, FA-50 경공기, 다연장로켓 천무 등 4기자 무기에 대한 대규모 총괄계약을 맺었다. 현지 반응은 어떤지, 이로 인한 폴란드의 경제적인 효과는 얼마나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 궁금하다.
▲이번 계약은 상호호혜적인 성격이다. 우선 2차 이행계약의 주체인 한-폴 컨소시엄은 폴란드 현지생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 폴란드 측은 이 컨소시엄으로 ①폴란드 방산업체의 기술역량 강화, ②현지생산을 통한 고용 활성화, ③MRO 시설 건립으로 유지보수 능력 확보, ④공동생산, 공동수출로 폴란드 방위산업의 수출산업화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점이 많다. 방산업체의 매출 확대를 통한 방산기반을 강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생산비용을 줄이고, 최신 기술 반영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EU나 NATO 시장 진출 기회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는 차기 주력전차 선정 사업(Wilk프로그램·늑대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전차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입찰에서 독일전차와 미국전차를 제치고 한국 전차가 선정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일단 우리 전차가 굉장히 뛰어나다. 납품도 빠르고 성능도 좋고, 가격경쟁력도 높다. 특히, K2 전차는 그간 다양한 극지에서 시행한 시험평가를 통해 우수한 성능을 입증한 적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마자 폴란드는 상당히 많은 무기를 지원했다. 전력 공백이 생겼다. 그 공백을 채우는 게 중요했는데, 한국이 가장 신속하게 무기를 제공한 것이 주효했다. 폴란드는 이러한 우리 정부의 신속한 결정에 고마워하면서 신뢰에 기반한 한-폴 방산 협력의 지속적인 발전에 대한 진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폴란드가 전투기 등 전력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는데 지원물량을 앞으로도 더 늘릴 수도 있다고 보나.
▲폴란드는 적극적인 대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국이다. EU나 NATO 등 여타 회원국들에게도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확대하도록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다. 폴란드는 올 2월까지 약 22억 유로 상당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최근에는 레오파드 전차 14대, T-72, T-91 전차 60대, MIG-29 전투기 28대 등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으로 알려져있다. 이 외에도 피오룬(Piorun) 대공 미사일, 대전차무기, 소총 등 각종 화기 및 탄약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폴란드 '허브'되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교량 역할 할 것
-올해 주폴란드대사관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지난해 방산, 원전과 인프라 협력이 추진됐다. 고위급 교류를 늘리고 한-폴 양국 관계 심화를 중점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위한 한-폴 협력관계 구축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재건사업 규모는 약 6~7000억 유로에 달할 걸로 보인다. 폴란드는 이 사업의 허브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에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을 것이다. 폴란드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한다면, 우리 기업들의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고 양국 기업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폴란드와의 문화 교류 확대는 주 폴란드 대사관이 꾸준히 역점을 두어 시행해 오고 있다. 내년이 한-폴 수교 35주년이다. 다양한 문화교류 행사를 준비중이다.
-폴란드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유념해야 하는 부분은.
▲폴란드는 우리 기업의 중유럽 생산기지나 유럽 진출의 전초기지다. 이미 300여개가 넘는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최근에는 방산, 원전 분야 협력이 강하다. 향후엔 폴란드가 주력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많은 한국 기업의 진출이 예상된다. 중소기업들은 폴란드의 경제 환경과 법제도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와 이해가 필요하다. 폴란드는 큰 나라다. 지역별 고용 인력과 임금 수준, 중앙 정부와 지자체 각종 인센티브, 물류, 토지나 고용 관련 법령에 대해 세밀한 조사와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폴란드 경제가 성장하면서 낮은 임금과 토지가격 등 과거에 가졌던 이점들은 줄어들고 있다. 폴란드는 EU회원국이다. 폴란드 진출 외국 기업들은 모든 EU 규정을 지켜야한다. 이 부분을 간과해선 안된다. 우리 기업들의 투자 진출에 대한 지원은 우리 대사관과 KOTRA 바르샤바 무역관, 한국 소재 폴란드 투자무역청(PAIH)에서 받을 수 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돈 많아도 한남동 안살아"…연예인만 100명 산다는 김구라 신혼집 어디? - 아시아경제
- "일부러 저러는 건가"…짧은 치마 입고 택시 타더니 벌러덩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10년간 손 안 씻어", "세균 존재 안해"…美 국방 내정자 과거 발언 - 아시아경제
- "무료나눔 옷장 가져간다던 커플, 다 부수고 주차장에 버리고 가" - 아시아경제
- "핸들 작고 승차감 별로"…지드래곤 탄 트럭에 안정환 부인 솔직리뷰 - 아시아경제
- 진정시키려고 뺨을 때려?…8살 태권소녀 때린 아버지 '뭇매'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