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에 웃는 헤지펀드…은행주 공매도로 9.5조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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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으로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은행주를 공매도한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한 달 만에 72억 달러(약 9조5000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2의 SVB'가 될 것으로 우려되며 JP모건 등 민간 금융기관들로부터 300억 달러(약 39조5000억 원)의 자금을 수혈받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8억4800만 달러(약 1조1000억 원), 이번 사태가 불씨가 돼 결국 스위스 UBS에 매각된 크레디스위스(CS)는 6억8400만 달러(약 9000억 원)에 달하는 공매도 수익을 투자자에게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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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으로 파산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은행주를 공매도한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한 달 만에 72억 달러(약 9조5000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금융정보 분석업체 오텍스(Ortex)를 인용해 투자자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주 공매도를 통해 가장 큰 수익을 벌어들였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사서 되갚은 방식으로 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을 뜻한다.
오텍스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최근 한달간 미국·유럽 전체 은행 부문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취해 72억 달러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이번 사태의 진앙으로 지난달 10일 파산 절차에 돌입한 SVB에 대한 공매도를 통해 투자자들이 벌어들인 평가이익이 약 13억 달러로 추산된다. '제2의 SVB'가 될 것으로 우려되며 JP모건 등 민간 금융기관들로부터 300억 달러(약 39조5000억 원)의 자금을 수혈받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8억4800만 달러(약 1조1000억 원), 이번 사태가 불씨가 돼 결국 스위스 UBS에 매각된 크레디스위스(CS)는 6억8400만 달러(약 9000억 원)에 달하는 공매도 수익을 투자자에게 안겼다. 두 회사 주가가 지난 한달간 각각 89%, 71% 급락한 영향이다.
은행주 하락에 베팅한 헤지펀드들은 큰 수익률을 올렸다. 글로벌 헤지펀드인 애르고너트 캐피털의 '애르고너트 앱솔루트 리턴 펀드'는 CS와 퍼스트 리퍼블릭 공매도를 통해 SVB 사태 이후 짧은 기간 6%가 넘는 수익률을 거뒀다. 영국 헤지펀드인 마샬 웨이스 역시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 주식의 0.7%를 공매도해 무려 4000만 달러(약 527억 원)를 벌어들였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SVB 위기가 전 세계 은행권에 도미노 파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질수록 '숏(매도)' 포지션을 늘려 왔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CS에 대한 공매도 비중은 3월초 3.5%에서 UBS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0일 14%로 치솟았다. 퍼스트 리퍼블릭에 대한 공매도 비중도 3월초 1.3%에서 지난달 30일 38.5%까지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각국의 발빠른 대응으로 SVB 사태가 빠르게 수습됐지만 추가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애르고너트 캐피털의 배리 노리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미국의 취약한 지역은행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할 위험은 줄었지만 높은 금리가 (대출자의) 상환 리스크를 키우며 은행 순이자마진(NIM)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유동성 위기는 끝났지만 상환 위기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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