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사업 가속] 얼어붙은 경기에 기업 투자 주춤…정부 ‘속앓이’
열악한 재정 민간서 충당 계획이나
내수·수출 부진에 민간 자본 여력↓
수익보장 안 되면 투자 어려울 듯
정부가 13조원 규모 민간투자사업 계획을 내놓았다. 지난해에 이어 민간 중심의 역동적 혁신성장을 지원하고 한정된 정부 재정의 투자 여력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내외 경제 상황이 장기간 침체 국면을 겪으면서 정부 뜻대로 민간에서 활발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획재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6일 ‘2023년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민자 사업 활성화 방안으로 13조원 규모 신규 프로젝트를 발굴한다.
먼저 행정복합타운 등 새로운 유형의 민자 사업을 발굴한다. 어린이집, 도서관 등을 소규모 복합개발 상식으로 추진하는 내용이다.
재정사업 가운데 민자로 전환할 수 있는 정책도 확대한다. 유료 도로와 터널 등 필수 민자 검토시설에 대한 적격성 판단을 통해 재정사업을 민자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미래형 모빌리티, 양자 기술 등 ‘신성장 4.0 전략’ 대상 사업도 민자로 전환 가능한 내용을 찾을 예정이다.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교통시설 외에 산업‧생활‧노후 시설로 민자 사업 대상을 확대하고,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재정사업 민자 전환 등을 통해 올해 13조원 이상 신규 민자 사업을 발굴한다”며 “올해 8조9000억원 규모 사업이 적기에 착공되고, 집행 목표인 4조3500억원이 달성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민자유치를 확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정 한계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건전재정 기조를 강조해 온 탓에 유용 가능한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정부로서는 민간 자본을 빌려 필요한 정책 사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경제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대외무역은 물론 내수 경기마저 얼어붙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적어도 현재 상황에서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기엔 무리가 있다.
AMRO(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는 지난 4일 발표한 ‘2022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0.9%p 낮춘 1.7%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 폭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민간 소비와 수출 둔화, 약한 설비 투자 등이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내수 전망도 여전히 어둡다. 지난달 29일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과 대한상공회의소가 각각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IS)는 모두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부정적인 경기 전망이 긍정보다 많다는 의미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월 BSI 전망치는 93.0을 기록했다. 대한상의는 전국 제조업체 2257곳을 대상으로 올해 2분기 경기 전망을 조사했는데 94로 나타났다.
경기가 나쁘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지난해 민자 사업이 정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기재부 또한 “지자체 복합청사 등 신유형 사업을 지속 발굴 중이나 불명확한 민자 추진 기준, 재정사업 선호 경향 등으로 사업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할 정도다.
무엇보다 건설 경기가 좋지 못한 상황이 걸림돌이다. 공사비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최근 건설시장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지난달 29일 내놓은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2022년 4분기)’를 보면 전문 건설시장도 건설 경기 악화, 이익률 감소, 한계기업 급증으로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민자 사업이 실제로 자금 투자로 이어지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 복잡하고 까다로운 추진 절차 등을 고려하면 민간투자 규모는 정부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어떤 지원책을 내놓더라도 결국엔 기업에서 투자할 여력이 있어야 하고, 그런 여력은 경기 상황이 좋아야 발생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본인들 재정을 민간 자본으로 뒷받침하고자 한다면 제도 개편과 함께 확실한 수익을 담보할 수 있는 사업들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민자사업 가속] 13조원+α…민간 중심 혁신성장 ‘3대 전략 10대 과제’ 추진
- 이재명, '개딸' 통제 안간힘…'버스에서 내려와' 운동 동참
- 전과 19범 '해병대 할아버지' 구속…11살 초등생 멱살잡고 학대
- 민주당의 '그 때 그 때 다른 평등' [기자수첩-정치]
- "이재명 속옷 빨래도 했다"…'김혜경 법카 의혹' 공익제보자, 金비서 상대 1억 손배소
- 한동훈 "이재명, 판사 겁박…최악의 양형 사유"
- '협력 사무국' 출범한 한미일, 공조 강화…그럼에도 관건은 '트럼프 2기'
- 빗속에서 집회 나선 이재명 "이재명 펄펄하게 살아서 인사드린다" (종합)
- 클리셰 뒤집고, 비주류 강조…서바이벌 예능들도 ‘생존 경쟁’ [D:방송 뷰]
- '승점20' 흥국생명 이어 현대건설도 7연승 질주…24일 맞대결 기대 고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