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으로 1년] 국민의힘 “국정 훼방꾼 ‘거대야당 심판론’ 분다”
내년 4월 10일 실시되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3·9 대선에서 승리하며 정권을 다시 찾은 국민의힘은 내년 4월 총선에서 압승해 지금의 ‘여소야대’ 지형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민일보는 6일 총선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에게 5일 내년 총선 전망과 함께 국민의힘 승리를 확신하는 이유를 물었다.
국민의힘은 169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사사건건 정부·여당의 민생 행보 발목을 잡는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내년 4월 총선에서 ‘거대야당 심판론’이 휘몰아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은 또 수도권 중도층과 MZ세대·저소득층·소상공인 등에 ‘맞춤형 민생정책’을 내놓으면서 ‘일하는 여당’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가며 득점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할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이 벌이고 있는 거대야당의 입법 횡포를 국민들이 두 눈으로 목도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행태를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어 “총선 전까지 피부에 와 닿는 민생정책들을 꾸준히 내놓고, 공천에서 국민들이 인정할 만한 훌륭한 인재를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거대야당의 훼방’ 속에서도 꾸준히 추진 중인 개혁과제들이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박성민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국회가 여소야대 상황이 되면서 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독주와 국회에서의 전횡이 너무 심했다는 것을 국민들이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략기획부총장은 이어 “이런 와중에도 윤석열정부는 국가 100년 대계를 보며 노동·연금·교육개혁을 진정성 있게 추진하고 있고, 이는 유권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집권여당 입장에서는 정책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배현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 역시 “모든 지역과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여러 정책들을 고민하고 있고, 이를 효능감 있게 잘 전달해 여당 지지를 설득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배 조직부총장은 또 “설령 그렇게 내놓은 정책들이 거대야당에 막히더라도 여당이 진정성을 보일 수 있다면 국민들은 현재의 ‘여소야대’ 상황을 뒤집어야겠다는 판단을 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국민의힘은 김기현 지도부가 출범하자마자 민생정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내 특위 1호로 ‘민생특위’를 띄웠고, 당내 정책위원회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에게 아침식사를 1000원에 제공하는 ‘1000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에 이어 청년세대 교통비·통신비 지원까지 검토하고 나서면서 MZ세대에 마음잡기에 ‘올인’하는 중이다.
국민의힘 한 수도권 초선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지층은 60~70대에 몰려있고, 민주당 지지층은 주로 40~50대다. 우리나라 인구비율이 40~50대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20~30대 MZ세대를 어떻게 끌고 올지에 총선 승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국민의힘이 맞닥뜨린 정치적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 모두 3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주류인 ‘친윤’(친윤석열) 핵심 의원은 “근로시간 개편안 등 정책 발표 과정에서 당정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혼선을 빚은 측면이 있고, 정부의 ‘대일 외교’ 역시 국민들이 이 선택을 완전히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당정이 손발을 맞춰가고 있고, 외교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지지율은 서서히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은 민생정책 추진과 동시에 공천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공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총선 승리의 핵심은 공천에 따르는 잡음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을지에 달렸다”며 “지난 20대와 21대 총선 때 발생했던 공천파동을 반성적 차원에서 되돌아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전략기획부총장은 “계파 공천이 끼어들 틈이 없는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기준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천 과정에서 그간 표출됐던 국민의힘 내 분열상을 극복해 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다음 총선은 그야말로 총력전을 벌여야 이길 수 있는 싸움이 될 것”이라며 “안철수 의원이든, 이준석 전 대표든,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든 경쟁력만 있다면 모두 끌어안고 가야 국민들에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분석 역시 현재 국민의힘이 취하고 있는 전략과 크게 맥락이 다르지 않았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의 중도층 유권자들의 선택이 최종 결과를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라며 “민생 현안에 대해 지역·세대·성별 맞춤으로 공략을 치밀하게 하는 정당이 중도층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도층 지지를 호소하는 과정에서 이에 반발할 국민의힘 내 강성 지지층을 어떻게 설득할지도 과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이 ‘개딸’(개혁의 딸들)이라는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듯이, 국민의힘도 전광훈 목사와 같은 강성 지지층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총선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이 대표가 받고 있는 혐의가 굉장히 무겁고, 그런 이 대표를 방패막이하는 정당이 과연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냐는 평가들이 유권자들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지 구자창 박성영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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