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산불로 집 전소된 이재민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들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화재는 불길이 번진 지 53시간 만인 지난 4일 진화됐다.
산불은 꺼졌지만 집이 전소된 주민들은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집이 불에 타 사라지면서 갈 곳이 없어진 주민들 중 일부는 갈산중·고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환 기자]
▲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 B씨의 집이다. 그는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들다"고 말했다. |
ⓒ 이재환 |
충남 홍성에서 발생한 화재는 불길이 번진 지 53시간 만인 지난 4일 진화됐다. 산불은 꺼졌지만 집이 전소된 주민들은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집이 불에 타 사라지면서 갈 곳이 없어진 주민들 중 일부는 갈산중·고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난 2일 발생한 홍성 산불로 전소된 주택은 48가구에 달한다. 주택의 반 정도 탄 가구도 11개다. 이중 12가구 19명(5일 16시 기준)의 주민이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홍성군과 충남도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재민들은 당분간 대피소에서 생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불이 화살처럼 날아왔다"
5일 대피소를 찾아 피해 주민들을 만났다. 익명을 요구한 A(양곡리)씨는 10년 전 고향인 서부면으로 와 농사를 짓고 있다고 했다. 그는 "먼 산에서 불길이 보여서 남의 일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10분 만에 우리 마을로 불이 옮겨 붙었다. 불이 마치 화살처럼 날아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A씨는 "집과 농기계가 모두 다 탔다", "그나마 벼를 심지 않아 논은 타지 않았다"며 "농사라도 지을 수 있게 집 근처에 임시 주택을 마련하고 홍성군에서 농기계를 빌려 주었으면 좋겠다. 그나마 농사라도 지어야 먹고 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주민 B(남당리)씨도 "산에 낙엽이 많이 쌓여 있었다. 건조한 날씨가 계속 되다 보니 불똥 하나만 떨어져도 삽시간에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피소 생활은 힘들지 않다. 오히려 마음이 더 힘들다. 집이 다 타버려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박연숙(86·양곡리)씨는 "집에 있는데 사방에서 불똥이 떨어졌다. 마을 이장이 와서 구해줬다. 몸만 간신히 빠져 나왔다"며 "집에 있던 200만 원과 금 다섯 돈도 불에 타거나 녹아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울어도 소용이 없는데 자꾸 눈물이 나온다"며 "기운이 나질 않는다. 2년 전쯤 집을 새로 지었는데 다 타버렸다"고 했다.
▲ 갈산중고등학교 대피소에 모여 쉬고 있는 이재민들 |
ⓒ 이재환 |
이주민들을 만나기 하루 전인 인 지난 4일. 산불 발생 초기부터 피해가 컸던 서부면 양곡리와 남당리 일대를 살펴 봤다. 현장은 처참했다. 남당리의 한 농막 앞에는 누군가 급하게 내 놓은 듯 한 가스통 두 개가 놓여 있었다. 불길이 가스통으로 옮겨 붙을까봐 빼 놓은 듯 보였다. 집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농막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대피소에서 만난 B씨의 집이 있다. B씨의 오래된 목조 주택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충남도, 홍성군과 협의해 지원 준비
홍성군과 충남도는 산불 피해로 주택이 전소된 이재민들을 위해 임시주택과 임대주택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충남도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재해 구호 기금을 통해 이재민을 지원할 수 있다. 공공 임대주택 임대료 지원과 임시 주거용 조립 주택 1동을 지원할 수 있다"며 "이재민들의 수요를 파악해 홍성군과 협의해 지원할 계획이다"라과 말했다.
이어 "공공 임대 주택은 내포에 수요가 많아서 바로 입주가 가능하다"라며 "조립 주택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충남 홍성군 서부면 양곡리의 한 야산, 산불조심이라고 쓰여 있는 표지만이 불에 그을려 있다. |
ⓒ 이재환 |
▲ 충남 홍성군 남당리의 한 농막이 불에 반쯤 탄 상태로 있다. 집 앞에는 누군가 급하게 꺼내 놓은 듯한 가스통이 보인다. |
ⓒ 이재환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대통령, 미국 가서 이것 못하면 반도체는 끝장이다
- 진보당, 국회 첫 입성...강성희, 전주을 재선거 당선
- '원고 윤석열-피고 한동훈' 재판에서 벌어지는 일들
- 천공 조사 없이 '대통령 관저 개입' 수사 끝날 판
- 참사 159일 맞은 이태원 유가족의 믿음 "정치인들, 다 나쁘지는 않겠지"
- 점심시간 8번 모아 하루 연차? 당신만 모르는 회사의 법
- "정순신 법적대응 10번, 왜?"... 한동훈 "검사라서 그런 건 아냐"
- 대통령실 행진길 옆 빽빽한 경찰... 원통할 뿐입니다
- 경남 창녕 보궐선거, 사실상 국힘 모두 승리
- 울산교육감 노옥희 배우자 천창수 당선..."공교육 표준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