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시그널?’ 노동시장 활황 끝났나 [3분 미국주식]
2월 JOLTS 이어 ADP 3월 고용 보고서
다우 전망치 하회…연이틀 고용 둔화 확인
미국 뉴욕증시가 부진한 고용지표를 경기 침체의 신호로 인식하며 성장주 위주의 하락을 나타냈다. 그동안 탄탄했던 미국의 노동시장은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로 여겨졌지만, 정작 과열 양상에서 벗어나자 경기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노동시장과 관련해 어떤 숫자도 부정적으로 해석되는 ‘외통수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6일(한국시간) 마감된 뉴욕증시에서 유일하게 상승했다. 80.34포인트(0.24%) 오른 3만3482.7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22포인트(0.25%) 떨어진 4090.3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9.47포인트(1.07%) 밀린 1만1996.86에 장을 닫았다. 나스닥에 상장된 성장주의 약세가 뚜렷했다.
이런 장세를 빚어낸 건 미국 인력 관리 서비스 기업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utomatic Data Processing·ADP)의 3월 전미 고용보고서다. ADP는 이날 뉴욕증시 개장을 앞두고 “3월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14만5000건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민간 고용은 다우지수를 산출하는 미국 금융정보기업 다우존스의 전망치인 21만건을 크게 밑돌았고, 직전월인 2월의 26만1000건과 비교해 44.4%나 줄었다. 금융업(5만1000건), 전문사무서비스업(4만6000건), 제조업(3만건)에서 고용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시장은 이미 하루 전 미국 노동부의 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 고용 둔화를 확인했다. JOLTS에서 기업 구인 건수는 993만건으로 집계돼 2021년 5월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1000만건 밑으로 내려갔다.
2월 JOLTS와 ADP 3월 고용보고서에서 연달아 나타난 노동시장 둔화는 연준의 긴축 기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물가·고용지표를 참고해 왔다. 노동시장 둔화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은 고용 둔화를 경기 침체의 과정으로 해석했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월 자료는 느려진 경제의 흐름을 보여주는 수많은 신호 중 하나”라며 “고용주들은 지난 1년간 강력했던 채용과 급여에서 물러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ADP 고용보고서는 7일 밤 9시30분 미국 노동부에서 공개되는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실업률보다 이틀 먼저 나왔다. 민간 자료인 만큼 노동부 발표치와 다를 수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23만5000명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했다. 31만1000명 늘어난 지난 2월과 비교해 신규 고용의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전문가들은 3월 실업률을 3.6%로 예상했다.
미국 의약·생활용품 생산 기업 존슨앤드존슨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49%(7.12달러) 상승한 165.61달러에 마감됐다. 힘을 받지 못한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년간 이어진 베이비파우더 제품 관련 소송을 해결할 제안에 나서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5일 “존슨앤존슨이 발암 논란을 일으킨 베이비파우더 제품의 제조물 책임에 대한 배상금으로 89억 달러 지급을 제안했다”며 “법적 책임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설립했던 자회사 LTL매니지먼트의 파산보호를 재신청하면서 배상 계획안의 승인을 법원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파산보호는 배상 청구인의 75% 이상 동의를 얻으면 법원으로부터 승인될 수 있다. 존슨앤존슨을 상대로 이미 소송을 제기했거나 준비 중인 7만여명의 원고를 대리하는 법률회사는 이번 합의안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소송에 나선 소비자들은 “존슨앤존슨 베이비파우더를 사용한 뒤 암이 발병했다. 제품 원료인 활석 성분에 석면이 포함돼 암을 유발했다”고 주장해왔다. 존슨앤존슨은 자사 제품에 발암 물질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부인했지만, 일부 소송에서 패소했다.
존슨앤존슨은 진통제 타이레놀, 코로나19용 얀센 백신, 대중에게 사명 그대로 기억되는 로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베이비파우더와 타이레놀을 포함한 일부 부문을 ‘켄뷰’라는 이름의 독립 법인으로 분리할 계획이다.
미국 물류 운송 기업 페덱스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52%(3.44달러) 상승한 229.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페덱스는 투자자 행사를 앞두고 연간 배당금을 주당 5.04달러로 0.44달러 인상한다고 밝혔다. 분기(3개월)별 배당금은 주당 1.26달러다. 페덱스는 ‘페덱스 익스프레스’를 포함한 사업부를 하나로 통합할 계획도 발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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