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고객 정면대응 나선 日 기업…"고객은 신 아냐" 광고 화제

전진영 2023. 4.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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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에게 안전한 이동을 제공함과 동시에 직원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은 신이 아닙니다. 불합리한 클레임은 의연하게 대응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승차를 거부하겠습니다."

일본에서도 고객이 불평을 과하게 표시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 갑질'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에 맞대응하는 신문 광고를 게재한 버스회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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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회사가 고객 갑질 대응 광고 실어
동정·공감 여론 급속도로 확산

"이용자에게 안전한 이동을 제공함과 동시에 직원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은 신이 아닙니다. 불합리한 클레임은 의연하게 대응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승차를 거부하겠습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일본에서도 고객이 불평을 과하게 표시하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 갑질'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에 맞대응하는 신문 광고를 게재한 버스회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5일 아사히신문은 아키타현 노시로시의 버스회사 '다이이치 관광버스' 사장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난달 아키타현 지역신문에는 '그 불만, 지나친 것 아닌가요?'라는 제목으로 이 회사의 지면 광고가 실렸다. 홍보가 아닌 진상 고객을 겨냥한 광고는 순식간에 반향을 일으켰다.

아사히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불합리한 민원이 부쩍 회사에 빗발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일본에서 고객 갑질로 불리는 신조어 '카스하라'가 사회문제로 불리기 시작한 시점이다. 카스하라는 고객의 일본식 영문 발음인 '카스타마(customer)'와 괴롭힘을 뜻하는 '해러스먼트'(harassment)'의 합성어다.

"버스 기사가 눈치를 줬다", "버스가 시간표보다 일찍 출발해 못 탔으니 너희 돈으로 택시를 불러라", "당장 기사를 해고하라"는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반복하는 일은 부지기수다. 무임승차를 하고 불러준 주소대로 요금을 받으러 갔더니 도리어 직원에게 위협을 가하는 사태도 발생했다. 사장은 "고객의 불만을 바탕으로 블랙박스를 확인했을 때 사실이 아닌 사례들이 더 많았다"고 강조했다.

다이이치 관광버스의 지면 광고. '그 불만, 지나친 것 아닙니까?'라는 제목으로 실렸다.(사진출처=트위터 atunorix 계정)

결국 사장은 지역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기로 결단했다. 회사가 있는 노시로시는 인구 6000여명의 소도시로, 이곳의 직원은 운전사와 상담원을 포함해 총 22명이다. 적은 인원으로 고객 갑질까지 버티기는 무리라는 것이다.

해당 광고에는 "최근 몇 년간 사소한 일로 불합리한 클레임을 넣거나 과도한 요구를 하는 고객들이 있다. 우리 회사 잘못으로 사과하는 경우도 있지만, 블랙박스로 확인해 잘못이 없음을 해명해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고객도 많다"며 "우리는 아이들의 통학, 어르신의 병원 진료와 쇼핑 지역의 발이 되어 교통을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명을 다하겠지만 우리의 생각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역 주민이 이 광고를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일본 사회에서도 급속도로 반향이 일었다. 코로나19를 넘으며 일본에서는 운수업을 중심으로 고객 갑질이 심화됐다는 조사도 나왔기 때문이다. 교통물류업계 노동조합인 전일본교통운수산업노조협의회의 2021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운수업 종사자 2만명 중 46.6%가 고객에게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필수 노동자들을 향한 괴롭힘이 분노를 사면서, 광고는 순식간에 12만개가 넘는 '좋아요'를 기록했다. 사장이나 회사를 통해서도 공감과 응원의 메시지가 오고 있다. 사장은 "자칫하면 논란이 될 수 있겠다는 각오를 했지만, 이 고민은 우리뿐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꼈다"며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아사히신문에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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