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정액서도 미세플라스틱 나왔다…연구팀 "염증 일으킬수도"
남성의 고환과 정액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라 가소제 등 미세플라스틱 속 유해물질이 정자의 질 저하와 관련이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베이징 대학 연구팀은 최근 '종합 환경 과학(Science of Total Environment)'이라는 국제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사람의 고환과 정액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고환 시료 6개와 정액 시료 30개를 얻어 열분해-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법(Py-GC/MS)과 레이저 적외선 분광법(LD-IR)을 사용해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했다.
정액 1mL당 0.23개, 고환 1g당 11.6개
정액 1mL당 0~2.6개, 평균 0.23개가 검출됐다.
또, Py-GC/MS 방법으로 5개 정액 시료를 분석했을 때는 mL당 0.098~56.188 ㎍(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 평균 15.34㎍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다른 연구 결과와 비교하면, 가래에서 검출한 미세플라스틱 숫자(mL당 1.875~9.175개)보다는 낮았지만, 혈액에서 검출된 농도(1.6㎍/mL)보다는 훨씬 높았다"고 설명했다.
고환 시료 6개를 LD-IR로 분석한 결과, 4개에서 총 31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시료 1g당 평균 미세플라스틱 개수는 11.6개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와 비교하면, 간(4.6개/g)이나 폐(1.17~2.84 입자/g)보다 고환에서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입자 크기는 대부분 20~100㎛
입자의 크기는 21.76~286.71 ㎛(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였고, 평균 크기는 96.19㎛였다. 대부분(67%)은 20~100㎛ 범위였다.
정액에서는 6종류의 플라스틱 중합체가 식별됐는데, 폴리염화비닐(PVC )과 폴리에틸렌(PE)이 25%씩 차지했다.
또, 폴리아마이드(PA)가 17%, 폴리스타이렌(PS)과 폴리프로필렌(PP)이 각 13%, 페트(PET)가 7%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PVC와 PS는 입자가 100㎛보다 컸고, 다른 입자들은 100㎛보다 작았다.
고환 시료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평균 크기는 83.15였고, 대부분(80.6%)은 20~100㎛ 범위에 들었다.
고환 시료에서는 4종류의 플라스틱이 검출됐는데, PS가 67.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PVC가 12.9%, PE가 12.9%, PP가 6.5%로 그 뒤를 이었다.
환 시료의 경우도 모든 PVC 입자가 100㎛보다 컸다.
고환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모양은 작은 조각 형태가 48.1%를 차지했고, 섬유 형태가 25.9%, 필름이 22.2%, 공 모양이 3.8%였다.
남성 생식 독성 나타낼 가능성
논문에서는 PS 섭취가 고환 조직의 염증을 유발하고 정액의 양과 질을 감소시킬 수 있고, 고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수컷 쥐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PVC 노출은 정자 농도와 운동성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첨가제로 미세플라스틱에 들어간 유해 화학물질이 사람의 내분비 시스템을 방해하고, 남성 생식 건강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인간의 고환과 정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존재와 특성에 대한 첫 번째 증거"라며 "다만, 표본의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심층 분석을 위해서는 더 큰 표본 크기를 기반으로 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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