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美법인장 “조지아 EV 생산, 내년 중반까지 앞당길 것”

뉴욕=조슬기나 2023. 4. 6.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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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 및 미국판매법인 본부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의 전기차(EV) 생산 시점을 할 수 있는 한 2024년 중반까지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윤 본부장은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 재비츠센터에서 열린 '2023 뉴욕국제오토쇼' 기아 부스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북미산 전기차에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위해 이러한 조기 가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시설뿐 아니라 배터리까지 다 맞춰져야 한다"면서도 "(생산 시점이) 당겨질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기아뿐 아니라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에서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RA 내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기아로선 추후 조지아 전기차 공장이 가동하기 전까지 상당기간 보조금 공백과 그로 인한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한 상태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미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던 현대차그룹(현대차 ·기아)의 경우 이미 전기차 판매량도 주춤해졌다.

다만 윤 본부장은 1분기 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부진했던 것에 대해서는 "계획된, 준비된 상황"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7500달러 인센티브가 없는 상황에서도 차량은 꾸준히, 제값에 판매되고 있다"면서 "세제 혜택 등이 발표된 이후 시장 상황을 보고 판매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1~3월 (판매 상황을) 잠시 늦춰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공개된 IRA 세부 지침에서 당초 21개 차종이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것과 달리 적용대상이 축소된 것에 대해서도 "조지아에서 EV9 생산을 할 때까지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리스 판매나 커머셜 판매를 얼마만큼 가져갈 수 있을지, 우리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경쟁사 대비 얼마나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을지 등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개인 차량에 지급되는 보조금의 경우 조지아공장의 생산시점까지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기업이 상업 목적으로 사는 리스, 커머셜 판매를 확대해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향후 전기차 시장 공략에 강한 의지도 표했다.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전기차 판매 비중을 7~8%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지난해 4~5%에서 두배 가까이 확대하기로 했다. 이날 윤 법인장은 미국 내에서 제로에미션(무배출시스템) 등 규제 강화로 전기차 수요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그는 "2026년까지 전기차만 150종 이상 출시될 것"이라며 "누가 위너가 될지, 루저가 될지 모른다. 시장 트랜지션 기간"이라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기아가 어느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공급 문제와 앞으로 나올 전기차에 달렸다"고 신중한 모습도 보였다.

이날 기아는 뉴욕오토쇼에서 기아 최초의 3열 SUV 전용 전기차 모델인 '더 2024 기아 EV9'을 북미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윤 법인장은 "차세대 전기차 모델이 계획 단계일 때 (미국법인이) 텔루라이드 전기차가 돼야한다고 본사에 강하게 요청했다"며 "SUV의 장점, 전기차의 장점, 공력 수준까지 모든 것을 가진 차를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이날 현장에서도 "이런 차는 없었다"며 EV9에 뜨거운 관심이 확인됐다. EV9은 기아의 글로벌 전동화 전략인 '플랜S'를 대변할 플래그십 모델로, 미 현지에서 생산되는 첫번째 기아 순수EV가 될 예정이다.

전기차 강자인 테슬라와의 비교 질문에는 "현재로선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이라면서도 "다만 말하고 싶은 것은 올해 서비스인덱스에서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가 1등을 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는 아직 서비스망이 없다. 테슬라조차 충분한 서비스 케파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중 브랜드로서 기아는 그 부분을 가지고 있어 경쟁 가능하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미국 내 기아차 고객층이 젊다는 점도 강점이다. 그는 "모든 브랜드가 Y세대, Z세대를 (고객으로) 가지고 싶어한다"며 "이제 Y세대, Z세대의 구매력이 X세대와 크로스오버 되는 시기"라고 평가했다.

윤 법인장은 올해 미국 내 전체 신차 수요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공급 차질 등으로 위축됐던 부분이 완화하며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1분기에 22% 증가해 업계 대중 브랜드 중 톱 수준으로 성장했다"며 "과거처럼 인센티브 등에 기댄 것이 아니라 판매 건전성 역시 좋아졌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신차시장이 7.5% 성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공급망 차질과 관련해선 "작년보다 굉장히 많이 개선됐고 안정됐다. 하지만 재고 수준을 보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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