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적용 혐의 34건 모두 중범죄… “기업 문서 조작했다”

전웅빈 2023. 4. 6.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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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법정에 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34건이며, 모두 기업 문서 조작과 관련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혼외자 의혹을 제기한 도어맨에게도 3만 달러를 주고 입막음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불륜 관계였던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 자신에게 혼외자가 있다고 주장한 트럼프 타워 도어맨에게 각각 15만 달러와 3만 달러를 주면서 입막음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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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자’ 주장 도어맨에도 입막음 돈
“모든 혐의 인정되면 최장 136년형”
트럼프 “본 적 없는 엄청난 선거 개입”
반(反)트럼프 시위대가 법원 앞에서 교도소에 갇힌 트럼프를 묘사한 그림과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쓰인 팻말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법정에 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34건이며, 모두 기업 문서 조작과 관련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혼외자 의혹을 제기한 도어맨에게도 3만 달러를 주고 입막음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든 혐의를 부인한 그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기소가 “여태 본적이 없는 규모의 엄청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맨해튼 지방검찰은 이날 공소사실을 공개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성관계를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13만 달러를 주면서 기업 문서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마이클 코언 당시 트럼프 측 변호인이 대니얼스 등에게 돈을 지급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월별로 이 돈을 코언에게 상환했는데 이는 지급 위장이자 세금 기록 위장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불륜 관계였던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 자신에게 혼외자가 있다고 주장한 트럼프 타워 도어맨에게 각각 15만 달러와 3만 달러를 주면서 입막음을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구인 데이비드 페커는 자신이 소유한 잡지 AMI를 통해 혼외자에 관한 이야기를 독점 보도할 수 있는 권리를 도어맨으로부터 사들였다. AMI는 트럼프월드의 청소부와 트럼프 사이에 자식이 있다는 도어맨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계약을 해지하려 했지만, 코언은 페커에게 ‘대선 때까지는 도어맨을 풀어주면 안 된다’고 지시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페커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불륜 관계였던 맥두걸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돈을 지급하고 입막음했다고 밝혔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찰청장은 기소인부절차 뒤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는 2016년 대선 기간 불리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숨기는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 이를 감추기 위해 기업 문건을 반복적으로 위조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다만 코언을 통해 대니얼스에게 지급한 13만 달러와 관련한 문건 위조만 범죄 사실로 다뤘다.

검찰은 34건 혐의 모두에 E급 중범죄를 적용했다. 이는 중범죄 중 가장 낮은 등급이지만 최대 징역 4년형에 처할 수 있다. 모든 혐의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최장 136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검찰 측은 이날 혐의 공개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죽음과 파괴’ 등의 메시지를 머천 판사에게 제출했다. 그가 검찰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 위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항의했지만 후안 머천 판사는 “사회적 혼란이나 폭력을 일으킬 만한 발언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머천 판사는 오는 12월 4일 다음 재판을 열어 양측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자택 마러라고로 돌아가 대국민 연설을 하며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 내가 저지른 유일한 범죄는 우리나라를 파괴하려는 자들로부터 용감하게 지켜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원 출석 직전에는 트루스 소셜에 “너무나 초현실적”이라고 썼다.

지지자 결집은 가속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대배심 기소 결정 이후 이날까지 1000만 달러(약 131억원)가량 후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그의 법원 출석 과정 약 48시간이 실시간으로 중계됨에 따라 내년 대선을 앞두고 화제의 중심에 서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잠재적 대선 상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며 말을 아끼고 있다. 어떤 발언이든 상대에게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뉴욕=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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