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경주실황 수출’ 10년간 총 5000억 돌파…K-경마 성장 질주
한국마사회
작년 7개국 확보해 23개국에 진출
코로나 속에서도 수출국 지속 확대
경주의 공정성·안정성에 신뢰도↑
유럽·홍콩 등 ‘K-경마’ 인기 높아
한국 드라마와 K-팝(POP) 등 K-콘텐트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K-경마가 새로운 수출효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13년 12월 싱가포르 시범송출로 시작된 한국마사회의 ‘경주실황 수출사업’은 올해로 10년 차를 맞이하며 누적 해외 매출 실적 5000억원을 돌파했다.
경주실황 해외수출이란 한국 경마 실황영상 및 경마정보를 해외에 송출하고 수입국 현지에서 발행되는 마권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 수익으로 확보하는 사업이다. 2013년 시범송출에 이어 이듬해 6월 정식 수출의 물꼬를 튼 이후 현재까지 해외매출이 지속해서 성장해오고 있다.
판로 확보에 매진…수출효자로 급부상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면서 경마산업 전체가 사상 초유의 타격을 입었을 때도 한국 경마의 해외수출은 꾸준하게 이어졌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말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무고객 경마를 시행했는데, 다행히 해외 고객들에게는 경주실황 수출이 가능했다. 한국마사회는 계속되는 경영실적 악화, 경마 시행 규모 축소 등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경주실황 콘텐트를 개선하고 새로운 수출 판로 확보에 매진하는 등 정면 돌파 작전으로 맞섰다.
그 결과, 2021~22년에는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지속하는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새로운 수출국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한국 경마 100년을 맞이한 2022년에는 7개국을 추가로 확보해 전 세계 총 23개국에 한국 경마를 수출했고, 역대 최고 매출인 1204억원을 달성했다.
한국 경마가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요인은 뭘까. 우선 시행체인 한국마사회에 대한 신뢰와 경마 상품에 대한 신뢰가 높다고 해외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공기업이 경마시행체 역할을 하고 있어서 경주의 공정성이 담보될 뿐만 아니라 충분히 출전 두수를 확보해 경주 안정성이 높고, 계획대로 경주가 이뤄져 정시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일기 변화가 큰데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1년 사계절 내내 경주가 진행되는 점도 큰 매력으로 꼽힌다.
유럽지역 배급을 담당하고 있는 ARC사 매니저 글렌 스위니(Glen Swinney)는 “유럽지역에 배급하고 있는 경주 콘텐트 중 한국마사회의 경주 콘텐트를 빼놓을 수 없다”며, “특히 한국은 1년 내내 금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안정적인 경마를 시행하고 있어서 영국·호주·남아공 등의 경주와 더불어 현지 콘텐트 제공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국 경마의 인기 비결을 밝혔다. 이어 그는 “향후 유럽 현지 시장에서 한국 경주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한국마사회와 협업해 글로벌 시장에 한국 경마를 홍보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각종 K-콘텐트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함에 따라 더욱 높아진 한국에 대한 관심이 경마로 전이됐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K-팝, 한국 드라마, 예능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여행을 오는 등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공유하려는 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런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 경마도 세계 경마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자키클럽 경주수입 관계자는 “최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경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특히 지난해 9월, 홍콩 고객 대상 ‘Korea Cup Day’를 편성해 홍콩 경주마가 출전하는 코리아컵, 코리아스프린트 대상경주와 일반경주 3개를 배급했는데, 상당한 매출이 나올 만큼 홍콩 고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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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 홍보대사로 나서는 ‘K-경마’
한국마사회는 한국 경마 실황 수출채널을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홍보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초 약 한 달간 제주 관광자원 및 말산업에 대한 홍보영상을 한국 경마실황 해외중계방송을 통해 해외 경마팬들에게 선보였다.
지난해 말에는 동일한 방법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해외 홍보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마사회는 그동안 노력을 통해 다진 경주 수출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한류 확산과 한국 방문 유치를 위한 글로벌 홍보 역할까지 하고 있다. 경마를 통해 외화 획득과 문화 전파라는 두 가지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는 이같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 최소 2개국 이상 신규 수출국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오는 9월 개최 예정인 코리아컵 경주와 연계한 추가 부정기 수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앞으로 지속적인 해외마케팅을 통해 신규 수출국을 꾸준히 확보해나갈 예정”이라며, “경주 품질 제고와 박진감 넘치는 경주 시행을 통해 전 세계에 K-경마의 매력을 널리 전파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승수 중앙일보M&P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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