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 걱정 없는 과수 무병묘 생산·보급 사업 추진

2023. 4. 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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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에 의한 피해 양상을 분석해왔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원이 무병묘 생산을 위해 생장점 배양한 식물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과수재배 농가가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 걱정 없이 농사지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농촌진흥청은 국립종자원·중앙과수묘목관리센터와 함께 과수 농가에 이들 병에 감염되지 않은 건강한 묘목(무병묘)을 생산·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EU 등에서는 1960년대부터 무병묘를 생산하고 인증·유통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국내에서는 2019년 농림축산식품부가 ‘과수묘목산업선진화대책’을 발표하면서 과수 무병묘 생산·공급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국내 과수 묘목 시장은 2017년 기준으로 연간 1339만 주가 생산돼 618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며 전체 종자 시장의 10%를 차지했다. 이 중 사과·배·포도·복숭아·감귤의 5대 과일이 전체 판매액의 54%, 생산량의 42%를 점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과수 묘목의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 피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정으로 2013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45%의 과수 묘목이 이들 병에 감염돼 있다.

농촌진흥청은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에 의한 피해 양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내에 조성한 실증 재배지에서 이들 병원체를 인위적으로 감염시킨 후 감염된 과일나무의 생장과 과일의 수량·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2019년부터 사과·배·포도·복숭아를 대상으로 열매가 달린 후부터 2년에 걸쳐 9품종의 분석을 완료했다.

그 결과, 병원체에 감염된 나무의 열매는 건전한 나무의 열매보다 무게(사과·배·복숭아)가 최소 18%에서 최대 52%까지 줄었다. 껍질(과피)의 색소 함량(사과·포도)도 최소 30%에서 최대 80%까지 줄어들었으며, 복숭아와 포도의 수확기는 최대 2주가량 늦어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다양한 바이러스와 바이로이드 중 어떤 종을 대상으로 무병묘를 생산해야 할지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농촌진흥청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실증 재배지와 농가의 무병묘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 실증 재배지 개방, 홍보지 발간, 영농 교육을 통해 무병묘의 가치와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부처 간 협업으로 무병묘 보급 체계를 선진화하면서 2030년까지 무병묘 보급률을 60%까지 높인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기술 지원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승수 중앙일보M&P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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