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IMF 외환위기, 카드 대란…국가 경제 위기 속 61년간 ‘특급 소방수’로 활약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권남주 캠코 사장이 2022년 10월 4일 캠코양재타워에서 열린 새출발기금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새출발기금 운영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재도약을 돕겠다”고 전하고 있다. [사진 캠코]

1962년 4월 6일에 창립해 올해로 창립 61년을 맞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카드 대란 등 국가 경제를 위협했던 중대한 위기 상황 속에서 여러 기금과 배드뱅크를 성공적으로 운영, 위기를 진압하는 ‘특급 소방수’로서 활약하며 국가 경제를 뒷받침해왔다.

캠코는 사업을 번성하게 한다는 뜻을 지닌 ‘성업공사’로 출발했다. 국내 최초의 부실채권정리기관인 캠코는 IMF 외환위기 당시 그간의 부실채권 정리 성과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위기를 극복할 전담기구로 주목받았다.

정부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캠코에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설치했다. 캠코는 부실채권정리기금 재원을 바탕으로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총 39조2221억원을 투입, 180여 개 금융회사의 총 111조6497억원 규모의 금융회사 부실채권을 인수, 금융시장의 조기 안정과 금융시스템의 유지를 지원했다.

캠코는 채무조정, 국제입찰,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및 CRC(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등 합작투자회사 설립, M&A(경영권매각) 등 선진 정리방식을 도입해 46조9568억원을 회수하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뒀다. 투입자금 대비 7조7347억원을 초과 회수한 것이다.

캠코의 역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더욱 강화됐다.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캠코에 구조조정기금을 설치한 것이 계기가 됐다. 부실이 이미 발생한 부문에 대한 사후적 구조조정에서 부실을 예방하는 역할까지, 그 기능이 확대됐다. 캠코는 구조조정기금을 통해 기업 부문의 위기 극복을 견인했다. PF대출 부실 확산을 방지하고 저축은행 건전성 제고를 위해 금융회사가 보유한 PF대출채권 등에 대한 정상화를 추진했다.

가계 부문의 글로벌 위기 극복도 역시 캠코의 몫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으로 금융 소외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금융소외자의 신용 회복과 자활을 돕기 위해 상시적이고 종합적인 지원 프로그램인 신용회복기금을 출범시켰고, 캠코가 운영을 맡았다. 캠코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구조조정기금은 운용 기간 6조1693억원의 자금을 조성해 6조5983억원을 회수했다. 107%의 회수율이다.

캠코는 2022년 10월 4일 공식 출범한 ‘새출발기금’의 운영을 맡아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조속한 재기를 지원하는 제도다. 캠코는 새출발기금을 통해 3개월 이상 장기연체 등으로 이미 부실이 발생한 ‘부실차주’ 또는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부실우려차주’를 대상으로 1년의 거치기간과 10년 장기 분할상환, 금리감면, 최대 80% 원금조정, 추심 중단 등을 제공한다. 부실이 우려되는 이에겐 고금리, 짧은 만기 등과 같은 상환부담을 완화하고, 부실이 발생한 이들에겐 상환능력에 맞게 채무조정을 지원할 계획이다.

권남주 캠코 사장은 “창립 61주년을 맞은 캠코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나라 경제의 위기 극복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한다”며 “앞으로도 취약 부문에 대한 경제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구축해 우리 경제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백년 캠코의 모습을 갖춰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학 중앙일보M&P 기자 kim.jaih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