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은 ‘WBC 후유증’ 없었다
“국가대표다운 투구였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47) 감독은 오른손 영건 곽빈(24)의 투구를 이렇게 평가했다. 곽빈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7이닝 무실점(2피안타 10탈삼진)으로 호투했다. 두산의 결승점이 8회말 나오면서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위력적인 투구로 1-0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이날 이 감독이 특별히 그를 칭찬한 이유가 있다. 적잖은 선수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으로 고전하고 있는데 곽빈만큼은 쌩쌩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일주일도 안 됐는데 지난달 WBC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투수들 대다수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IA 이의리(21)와 LG 김윤식(23), KT 소형준(22) 등 국가대표 영건들은 복귀전에서 모두 구위 난조로 조기 강판당했다.
그러나 곽빈만큼은 예외다. 생애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WBC에서 기록은 좋지 않았지만, 값진 경험을 했다. 곽빈은 “WBC 결과가 아쉽다. 그래도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했다.
곽빈은 지난달 24일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3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이어 이날 NC전에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1999년생인 곽빈은 2018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구단의 큰 기대와 달리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팔꿈치 통증이 심해져 2018년 10월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이어 2년 넘게 재활의 시간을 보낸 뒤 2021년 마운드에 돌아왔다. 대신 공은 더욱 묵직해졌다. 공 스피드도 고교 때처럼 시속 150㎞ 가까이 올라왔다. 또,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의 각도도 더욱 예리해졌다. 올해부터 새로 호흡을 맞추는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36)의 존재도 든든하다. 곽빈은 “지난해까지는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거의 던지지 못했다. 몸 맞는 공이 두려워서였다. 그런데 양의지 선배가 대표팀 연습경기 때부터 계속 사인을 내셨다. 그 말을 믿고 공을 던지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곽빈은 80개 정도 던질 것이란 예상을 깨고 94개의 공을 던졌다. 이승엽 감독은 “컨디션이 좋아 보여서 조금 더 끌고 갔다”고 설명했다. 첫 등판부터 칭찬을 받은 곽빈은 “내가 등판하는 날 팀이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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