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찾은 관중들…이 ‘놈’부터 잡고 본다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마스터스 골프 대회가 7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개막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LIV 골프의 맞대결로 관심을 끄는 가운데 선수들은 개막 전날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 샷을 가다듬었다.
한국 남자골프의 샛별 김주형(21)은 생애 첫 번째 마스터스에서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샘 번스(미국)와 같은 조에서 샷 대결을 벌인다. 2021년 준우승을 차지했던 임성재는 같은 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던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LIV골프의 간판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동반 라운드한다. 김시우는 마스터스 3회 우승자인 필 미켈슨, 지난해 페블비치 프로암 우승자 톰 호기(이상 미국)와 동반 라운드한다.
대회장인 오거스타 골프장에는 개막 전부터 1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몰려들었다. 마스터스 로고가 찍힌 모자와 티셔츠 등을 파는 머천다이즈 숍에 입장하기 위해 100m 이상 줄을 길게 늘어선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포브스에 따르면 마스터스의 머천다이즈(상품) 판매 매출액은 6900만 달러(약 905억원)로 나타났다. 입장권 수입이 3900만 달러, 미국을 제외한 TV 중계권 판매액수가 2500만 달러였다. 식음료 매출은 800만 달러다. 마스터스의 수입 1억4100만 달러 중 상품 판매액이 절반에 가깝다. 올해 오거스타 골프장에 와서 보니 갤러리가 더 늘었다. 로고 상품 판매액이 최소한 10%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000억원을 넘는다는 얘기다.
오거스타 내셔널은 대회 기간 오전 7시에 문을 연다. 관중들은 문 앞에 대기하다가 문이 열리면 빠른 걸음으로(마스터스에서는 뛸 수 없다) 골프장으로 들어가는데 절반 이상이 일단 머천다이즈숍으로 향한다. 만약 그때 골프 코스에 타이거 우즈가 없다면, 물건을 사려고 오픈런을 하는 관중의 비중은 더욱 늘어난다.
물건 구매 액수로 보면 관중들이 쇼핑하기 위해 마스터스에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스터스 갤러리는 총 30만명 정도다. 1인당 평균 33만원 정도의 물건을 산다. 음식값의 다섯 배를 상품 구매에 쓴다. 1000억원 어치를 일주일 동안 파는 데도 없어서 못 판다. 매일 아침 물건을 들여놓지만, 아침 일찍 인기 상품이 동난다. 주말이 되면 물건이 동나 매대가 썰렁하다.
마스터스가 상품 판매로만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마스터스 굿즈는 온라인으로는 팔지 않는다. 골프장 바깥에서도 팔지 않는다. 또한 마스터스 기간이 아니면 팔지 않는다. 대회장에 와야만 살 수 있는데 입장권 자체를 구하기가 매우 힘들다.
마스터스 로고 상품은 모자·티셔츠 등 의류와 볼 마커 등이 기본이었는데 최근엔 컵과 열쇠고리, 가방 등으로 다양해졌다. 매년 새로운 에디션을 내면서 일종의 한정판을 만들어 수집 시장도 만들었다.
몇 년 전부터는 ‘놈(gnome) 신드롬’이 생겼다. 놈은 서양의 신화에 나오는, 뾰족한 모자를 쓴 작은 남자 모습의 땅속 요정을 말한다. 집 마당이나 현관에 놓고 액운을 쫓는 역할을 한다. 처음 등장한 2016년 아가일 패턴의 카디건을 입은 놈이 관심을 끌더니 2020년 인기가 폭발했다. 그해는 코로나 때문에 11월에 대회가 열렸다. 산타클로스 버전이 등장했다.
놈은 키가 30㎝가 조금 넘는다. 49.5달러다. 작은 버전인 미니 놈은 29.5달러다. 키가 큰 놈을 사기가 훨씬 더 어렵다. 벌써 이베이에 나온 2023년 놈은 300달러를 호가한다. 타이거 우즈가 우승한 2019년 에디션 중에는 480달러에 판매된 것도 있다.
오거스타=성호준 골프전문기자, 고봉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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