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살인 배후 의혹 코인업계 관계자 체포…계좌 추적
경찰이 서울 강남구 4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는 코인업계 관계자 유모씨를 강도살인 교사 혐의로 5일 오후 경기 용인시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유씨의 부인 황모씨도 조사를 위해 임의동행하는 한편, 유씨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하고 코인 계좌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유씨와 이번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이경우(36·구속)씨가 범행을 사전에 모의한 것으로 보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유씨를 체포했다. 체포 당시 유씨는 부인 황씨와 경기 용인시의 한 백화점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황씨 등의 진술을 바탕으로 유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역할과 범행 지시 여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A씨 납치·살해를 실행한 피의자 황대한(36), 연지호(30·이상 구속)씨로부터 “이씨가 유씨 부부로부터 착수금 4000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황씨 등은 “이씨가 그중 700만원을 우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황씨 등은 경찰에 “이씨가 유씨 부부를 수천억대 자산가라고 소개했고, 이들과 갈등 중인 A씨를 살해하면 유씨 부부 지원으로 폼나게 살 수 있다고 했다” “이씨가 범행 후 유씨 부부로부터 5000만원 정도 받아올 테니 잘 숨어 있으라고 했다”는 취지 등으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에 반해 이씨는 유씨 부부 관련 내용 등 황씨 등의 진술 내용을 모두 부인한다고 한다. 이씨 변호인은 “(이씨와 황씨가)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을 순 있겠지만, (배후에 유씨 부부가 있다는 얘기는) 사실무근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씨도 지난 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씨와 돈거래 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A씨 부부가 대전 쪽과 원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안다. 대전 지역 조직폭력배 출신인 황씨가 이씨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A씨 권유로 코인에 투자한 입장이고, 투자 이후 돈을 받지 못했다”며 “A씨가 없으면 돈을 못 받는데, (A씨를) 해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이 피살된 A씨와 이씨, 유씨 부부 등이 연루된 코인 투자 관련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2021년 A씨와 이씨는 유씨 부부를 찾아가 코인 투자 손실에 대해 따져 물었고, 유씨 부부는 A씨와 이씨를 감금·공갈 등 혐의로 고소했다. 유씨 부부는 또 2021년 11월 A씨를 상대로 코인 투자 실패에 대한 9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준호·최서인·김민정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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