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예상 하회한 민간고용에 장초반 혼조세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5일(현지시간) 노동시장 둔화를 시사하는 추가 지표 등이 공개되며 장초반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 후반에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경로에 여파를 미칠 수 있는 고용보고서도 공개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전 10시2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9.98포인트(0.15%) 오른 3만3452.36선에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1.23포인트(0.27%) 하락한 4089.37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3.39포인트(0.85%) 낮은 1만2022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에서 기술, 임의소비재, 산업 관련주는 하락하고, 유틸리티,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관련주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은 발암 논란이 제기된 자사 제품과 관련해 향후 25년간 89억달러를 지불하겠다는 발표로 전장 대비 3%안팎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페덱스는 분기 배당금을 확대하며 2.7% 이상 올랐다. 미 권력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회담을 앞두고 미중 갈등 우려가 커지면서 알리바바(-2.39%) 텐센트뮤직(-3.17%), 니오(-3.29%) 등 중국 관련주도 일제히 하락세다.
투자자들은 주요 경제지표를 주시하며 향후 경제 전망, Fed의 통화정책 경로를 살피고 있다. 이날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3월 민간 기업 고용이 전월보다 14만5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월 증가폭보다 10만개 이상 줄어든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인 21만개에도 훨씬 못미친다. 이에 따라 작년부터 이어진 Fed의 긴축 효과가 노동시장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전날 발표된 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도 2월 기업 구인건수는 993만1000건으로 줄어들어 2021년5월 이후 처음으로 1000만건을 하회했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의 3월 일자리 데이터는 경제가 느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신호 중 하나"라며 "고용주들이 지난 1년간의 강력한 고용과 급여로부터 물러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직장을 옮기지 않은 근로자들의 임금이 1년여만에 최소폭인 6.9% 상승(전년 대비)하는 등 임금상승세도 다소 완화됐다.
오는 7일에는 3월 고용보고서도 공개된다. 월가에서는 3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24만명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월 31만1000명에서 추가 감소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실업률은 전월과 동일한 3.6%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노동시장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추가되면서 5월 금리동결 전망이 한층 강화됐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5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62% 가까이 반영하고 있다. 전날 55%대에서 높아진 수치다. 반면 Fed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전날 44%대에서 38%대로 내려갔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금리는 예상보다 약한 고용지표를 소화하며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3.31%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3.72%선까지 내려갔다.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101.6선에서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공개된 지표도 경기 둔화 우려를 더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월 상품·서비스 등 무역수지 적자는 705억달러(약 92조5000억원)로 전월 대비 2.7% 증가했다. 이는 다우존스 등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웃돈다. 상품·서비스 수요가 동시에 줄어들면서 수입(-1.5%)과 수출(-2.7%) 모두 나란히 감소했다.
특히 미국의 무역적자 폭이 커지면서 당초 예상보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더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무역적자 확대는 경기둔화 시그널로 해석된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국내총생산(GDP) 추정 모델인 GDP 나우에 따르면 전날을 기준으로 한 올해 1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연율 1.7% 수준으로 2주 전 3.5%에서 급격히 하향 조정됐다.
같은 날 세계무역기구(WTO)는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각국의 금리인상,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올해 세계 상품 무역 성장률이 1.7%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작년 무역 성장률은 2.7%였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다. 독일 DAX지수는 전장 대비 0.53% 내렸고, 영국 FTSE는 0.35% 올랐다. 프랑스 CAC지수는 0.31%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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