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지도 않은 '머그샷' 박고 "이 옷 6만원"…트럼프 기막힌 장사
성추문 입막음을 위해 뒷돈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캠프가 가짜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사진) 티셔츠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검찰은 트럼프의 머그샷을 찍지도 않았지만 대선 캠프 측은 아예 없는 사진을 만들어버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소식이 알려진 이후 미국 보수층이 결집하는 상황에서 그의 지지자들이 세몰이와 검찰 수사에 대한 공격을 위해 트럼프의 머그샷을 퍼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는데, 바로 현실화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캠프는 그가 뉴욕주 지방법원에서 진행되는 기소 절차를 밟기 위해 전날 뉴욕에 도착한 직후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공식 트럼프 머그샷 티셔츠’가 나왔다고 알렸다.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 흰 티셔츠에는 머그샷 배경 앞에 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과 그 아래에 ‘무죄’(NOT GUILTY)라는 문구가 흑백으로 인쇄돼 있다.
이 머그샷은 합성된 사진이다. 티셔츠의 머그샷을 뜯어보면 가짜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얼굴 아래 명판에는 ‘전 대통령’이 아닌 ‘대통령 도널드 J.트럼프’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배경에 표시된 트럼프의 키도 6.5피트(약 198㎝)로 재임 당시인 2016년 주치의 검진 때 측정된 6.3피트(192㎝)보다 크다.
이름 아래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인부절차를 위해 법원에 출석한 날짜를 뜻하는 ‘04 04 2023’과 함께 ‘45-47’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이는 45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트럼프가 차기 47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기부금 47달러(약 6만원)를 내면 이 티셔츠를 공짜로 보내주겠다고 안내했다.
대선 캠프 홈페이지에서는 36달러에 티셔츠를 구매할 수 있다고도 홍보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지난달 30일 그의 기소 사실이 보도된 이후 700만달러(약 92억원) 이상의 정치후원금을 모금했다고 주장했다고 NYT는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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