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찾은 유시민 "광주비엔날레, 대통령 내외 안 와도 사람 많이 올 것"
5일 광주의 한 대학교를 찾아 강사로 나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도중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광주·전남 지역행사 참석과 관련한 질문에 "대통령 내외가 안 와도 사람들이 많이 올 것"이라며 흥행과는 무관할 것이라고 답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광주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열린 시그니처 교양강좌 '문화초대석'의 두 번째 강사로 나서 '여행하는 인간'을 주제로 강연했다. '문화초대석'은 2020년 유 전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한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진행하는 강좌로 유 전 이사장이 지원 투수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강연에서 유 전 이사장은 지난해 출간한
「유럽도시기행2」
에 소개한 빈·부다페스트·프라하 등 중부유럽도시를 여행한 이야기를 나눈 뒤 질의응답 순서를 가졌다.
질의응답에서 '김건희 여사의 6일 광주비엔날레 개막식 방문이 시민사회 반발 등으로 무산된 데 대한 평가'에 대한 질문에 유 전 이사장은 "단체장은 행사의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초대를 할 수 있지만, 대통령 내외가 안 와도 사람들이 많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흥행에 도움이 될까. 한편으로는 도움이 되면 할 수 있겠지만,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이날 광주시와 광주비엔날레 재단, 경찰 등에 따르면 강기정 광주시장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이 열린 지난달 31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지역 정치인·사회단체 대표와의 만찬에서 김 여사에게 광주비엔날레 참석을 요청했다. 전시 기획자로 활동했던 김 여사가 광주비엔날레에 방문하면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대통령실은 긍정적으로 방문을 검토했으나 김 여사의 비엔날레 방문을 반대하는 목소리와 개막식 인파 등을 우려해 개막식 불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 전 이사장은 이번 광주 방문에 대해 "광주는 정치·문화적으로 독특한 면이 있다. 80년에 희생을 치렀기에 광주 이외 지역은 광주에 빚진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면서 "우리 세대는 아마 죽을 때까지 안고 갈 것이다. 그래서 광주에 오면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민망함과 미안함을 느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의 광주 5·18민주묘역 참배'에 대해선 "전우원씨가 방명록에 남긴 글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생각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 문장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을 어둠으로 표현하고 자기 할머니가 이야기한 '민주주의 아버지'발언도 쓴 것을 보면 제가 젊어서 느낀 광주에 대한 감정을 우원씨도 느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씨는 지난달 3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묘지를 찾아 '저라는 어둠을 빛으로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당시 전씨는 한 곳도 빠짐없이 묘비 앞에 무릎을 꿇고 묘비와 영정 사진을 자신의 검은색 코트로 닦아주기도 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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