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10일부터 광주에 머무르며 가족의 죄, 사죄할 것"

김형호 2023. 4. 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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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손자 우원(27)씨가 오는 10일 광주를 다시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 체류 중이던 우원씨는 지난달 30일 새벽 광주를 찾아 5·18 유족 등 피해자들에게 할아버지 전두환의 만행을 대신 사죄했다.

우원씨는 지난 1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광주 방문 동안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과 전일빌딩 등을 둘러보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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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단체, 전우원씨 입장문 공개..."43년 응어리 한두 번 사죄로 풀릴 거라 생각 안 해"

[김형호 기자]

 1980년 5월 광주 유혈진압의 장본인인 전두환의 손자 우원(27)씨가 지난달 31일 광주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 소중한
전두환 손자 우원(27)씨가 오는 10일 광주를 다시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는 5일 오후 이런 내용이 담긴 전우원씨 명의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우원씨는 입장문에서 "10일부터 광주에 상주하며 오월 3단체 분들과 함께 광주시민, 5월 어머니들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고, 저와 제 가족의 죄를 사죄드리고 회개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분들의 상처와 한이 너무나도 깊다는 것을 안다. 제가 한두 번 찾아뵌다고 43년간 고통 속에 응어리진 그분들의 마음이 풀어질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광주 재방문에 나서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너무 늦게 찾아봬 죄송하고 어찌 보면 정말 당연한 행위를 하는 것인데도 이를 좋게 봐주시고 용서와 화답으로 저를 맞아주신 광주시민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1980년 5월 당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장병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언급도 했다.

그는 "선량한 광주시민들 외에도 제 할아버지 때문에 두려움에 떨며 군부의 부당한 지시를 강제적으로 따르다, 트라우마 속에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이 지내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가해자는 저희 할아버지와 군수뇌부인데 약자인 피해자분들끼리 분란이 일어나고 상처가 깊어진데 대해 마음이 아프고 불편하다"며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와 유가족의 한을 다 풀어드리고 시간을 충분히 보낸 뒤, 추후 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하고 싶다"고 밝혔다.

우원씨가 언급한 '피해자들의 분란'은 5·18부상자회가 우원씨를 동반해 특전사동지회와 함께 5·18 진압 작전에 투입됐다 숨진 계엄군 장병의 묘소를 참배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이날 무산된 것을 두고 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다시 한 번 제 할아버지로 인해 43년이나 되는 세월 동안 깊은 상처와 아픔 속에 고통받으며 살아가신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며 "화합 이후 모두가 힘을 합쳐 5·18의 진정한 가해자인 저희 할아버지와 군 수뇌부의 죄를 밝혀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체류 중이던 우원씨는 지난달 30일 새벽 광주를 찾아 5·18 유족 등 피해자들에게 할아버지 전두환의 만행을 대신 사죄했다.

1980년 5·18 민중항쟁 이후 전두환 본인은 물론 일가에서 나온 첫 사죄였다.

우원씨는 지난 1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광주 방문 동안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과 전일빌딩 등을 둘러보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 전우원 5.18묘지 방명록 31일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한 전두환의 손자 우원(27)씨가 남긴 방명록.
ⓒ 김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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