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통 이어받은 외국인...코스닥 열달만에 최고 [증시프리즘]
[한국경제TV 오민지 기자·정호진 기자]
<앵커> 오늘 국내 증시 짚어보는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증권부 오민지 기자 나와있습니다.
오 기자, 양 시장 모두 상승 마감했는데 특히 코스닥 시장이 많이 뛰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죠.
<기자> 네 오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모두 올라줬지만 역시 코스닥 시장이 오늘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오늘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18포인트, 1.77%나 오르며 870선을 돌파하고 장을 마쳤습니다. 코스닥지수가 870선을 넘어선 것은 작년 6월 초 이후 약 10개월여 만입니다.
특히 외인과 기관이 순매수를 보이면서 상승장을 이끌었습니다.
매매 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648억원, 기관이 680억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이 2,048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개인이 코스닥시장에서 2,000억원 이상 순매도한 것은 지난 3월17일 이후 13 거래일 만에 처음입니다.
최근 들어 개인의 순매수 행진을 지켜보던 외국인이 개인 매물을 받아내면서 지수가 올라선 배경이 주목됩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3,015억원을 홀로 순매수하면서 상승세를 만들었고 개인과 외인이 각각 2,761억원, 186억원 순매도했습니다.
코스피가 다시 2,500선에 접근했습니다. 두 차례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2,500선 돌파여부가 주목됩니다.
<앵커> 주식시장이 주춤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그래도 증시가 잘 달려주는 것 같네요.
1분기 결산을 해보자면 어땠나요?
<기자> 올해는 그래도 상승 추이를 보여주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양 시장인데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코스피가 연초대비 12.07% 올랐는데 코스닥이 30%나 올랐습니다.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들의 수익률도 연초대비 많이 뛰었습니다.
TIGER와 KODEX 등 코스닥150 레버리지 상품들은 연초대비 65%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IPO도 하나둘 눈에 띄는데요.
마이크로투나노, 토마토시스템 등 이번달에 스팩상장을 제외한 5곳에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 확실히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네요.
이번 1분기 랠리 상황이 상반기 내내 좀 이어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증권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네 증권가에서는 투심이 상당 부분 회복되었다고 보고 올해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까지도 투심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오늘은 개인의 매도세가 컸지만 차익 실현 매물로 보고 있고 증시 기대감을 키운 개미들의 예탁금도 늘어났습니다.
경기 침체에 대한 과도한 우려감이 일정정도 해소되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영향이라는 건데요.
정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정호진 기자> 주식시장이 계속해서 힘을 못쓰자 올해 1월 투자자 예탁금은 43조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과 크레딧 스위스의 뱅크런까지 겹치면서 시장을 빠져나갔던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고객예탁금이 50조원대로 올라서면서 작년 9월 수준으로 복귀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초 경기 침체에 대한 과도했던 우려가 해소되며, 투자심리가 돌아서고 있다고 풀이합니다.
[증권업계 관계자 : 은행발 금융 불안에도 불구하고 정책 금리 인상 사이클이 연내에 종료된다는 점도 성장 주식들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소위 'FOMO'가 재현되며 2차전지 관련주로 개인투자자의 자금도 밀물처럼 밀려들고 있습니다.
시장금리가 조금씩 떨어지자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의 규모도 2조 6천억 원가량 늘어나며, 상승장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늘었습니다.
특히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은 코스피 종목보다도 더 많은 돈이 들어왔는데, 올들어 약 2조원의 개인투자금을 빨아들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권 시장의 상승세가 단기적인 투기성 상승에 그치지 않고, '상고하고' 장세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봅니다.
[이승훈 /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 시장은 좀 더 우상향할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금리, 경기, 수출 악재 등이) 바닥이지 않을까라는 신호를 보고 있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대형주 중심으로 시장이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경기침체의 우려가 투자자들의 예상을 밑도는 실적으로 나타날 경우 상승랠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
<앵커> 반가운 소식이네요.
오 기자, 그런데 지수 상승률을 보면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에 투심이 몰리는 모습인데 왜 그런가요?
<기자> 일단 코스닥을 이끌고 있는 2차전지 업종들이 호재 덕을 톡톡히 본 영향이 큽니다.
보시면 관련주들이 연초대비 주가가 많이 뛰었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그런데 에코프로 같은 경우는 395%, 거의 40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는데요.
에코프로가 코스닥 시총 2위이기도 하고 시총 상위 종목들에 2차전지 관련 종목이 많다보니 이런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2차전지 업종의 상승세를 등에 업고 코스닥이 상승 질주를 해준 거죠.
동시에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들의 실적 추정치가 햐향하면서 상대적으로 코스닥에 투심이 몰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이미 수 차례 증권사들의 경고가 있었듯이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이들 주가가 실적전망이나 일반적인 밸류에이션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할 것 같습니다.
<앵커> 유가증권시장의 부진에 코스닥에 자금이 몰렸다는 거군요.
<기자> 네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면서 유가증권시장 내 시총 상위 기업들의 매력도가 떨어진 영향이라는 건데요.
다시말하면 반도체, 철강 등에 매수세가 다시 유입될 경우 코스닥 조정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것도 경계해야 겠습니다.
2차전지가 집중적으로 견인한 상승세라는 점도 경계해야 할 요소입니다.
2차전지의 약발이 끝나면 코스닥 지수도 타격을 입을 수 있겠죠.
특히 2차전지 업종도 기대감이 과열되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펀더멘탈이 뒷받침 될 수 있을지까지 살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민지 기자·정호진 기자 om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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