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전도연 "나도 서툰 엄마, 아이 키우는 게 무서울 때 있어"

손화신 2023. 4. 5. 1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 , '길복순' 역의 배우 전도연

[손화신 기자]

전설적인 킬러로 돌아온 전도연. 액션 연기에 뛰어든 그의 새 도전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에서 길복순 역을 맡은 배우 전도연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변성현 감독, 실제 전도연 모습에서 '길복순' 착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의 배우 전도연.
ⓒ 넷플릭스
<길복순>은 밖에서는 잔혹한 킬러로, 집에서는 사춘기 딸을 키우는 서툰 엄마로 이중생활을 이어가는 길복순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이야기다. 액션이 주되게 그려지는 작품인 만큼 전도연은 등근육을 키우고, 식단조절과 운동을 하고, 4개월 간 연습에 매진하며 혼신을 힘을 냈다. 

각본을 쓴 변성현 감독은 시나리오가 없는 상태에서 생활인으로서의 전도연을 취재한 후 <길복순>을 쓰기 시작했는데, 전도연은 "배우로서 일할 때의 제 모습과 집에서 엄마로서의 제 모습에서 감독님이 간극을 느꼈고, 거기서 영감을 얻어 '길복순' 시나리오를 썼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처음엔 복순이 캐릭터가 일관성이 없다고 느껴서 감독님에게 말했더니 '선배님이 그러세요'라고 하더라. 일할 때와 평상시가 다른 제 모습을 가져온 것이다."

액션신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가장 힘들었던 액션신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다 힘들었다"라면서도 "잘 하고 싶은 마음에 긴장을 많이 해서 실력 발휘를 못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찍고 나서 모니터하니까 다 잘한 것 같더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상가에서 직원들끼리 싸우는 5대1 액션신은 무려 한 달 가까이 찍었다고. 배우들의 스케줄을 맞추는 것부터, 액션 배우가 아닌 일반 배우들이다 보니 다치지 않게 합을 맞추는 것까지 여러 요소들을 고려하느라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공이 많이 들어간 신이다. 

마지막 액션신인 설경구와의 대결신도 공이 많이 들어갔다. 수싸움을 하는 장면이 여러 개 펼쳐지는데 얼핏 봐도 엄청난 촬영 분량인 것. 이에 전도연은 "네버엔딩스토리인 줄 알았다. 계속 찍었다"라고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 장면은 1주일 정도 걸쳐서 찍었는데 "치열하게 찍었다"라고 그는 표현했다. 

"나 역시 실제로 서툰 엄마"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의 배우 전도연.
ⓒ 넷플릭스
극중 길복순은 양면적이다. 사람 죽이는 건 아무렇지 않아 하면서 딸에게 자기 정체가 탄로날까봐 매우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실제 자녀를 키우는 엄마로서 전도연은 이런 대비적인 모습에 공감했을까. 

이 질문에 전도연은 "당연히 저로서도 자녀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 분명히 있다"라고 긍정하며 "부모 자식 사이가 가깝지만 사실 서로에 대해 가장 잘 모르는 관계 같기도 하다. 가까울수록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저는 비밀적인 부분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전도연은 실제로 쿨한 엄마일까. 

"모르기 때문에 쿨할 수 있는 거다. 엄마로서는 늘 걱정이 많기 때문에 쿨하긴 힘들다. 제가 모르는 게 너무 많기 때문에 아이에게 '선택은 네가 하는데 결과의 책임도 네가 져야한다'라고 말은 하지만, 정작 엄마가 되고 보니 (잘 몰라서) 한 아이를 키워내는 게 무서울 때가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더 현명할 때가 있더라."

앞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배우로서 소모당하고 싶다"라고 말한 전도연에게 그 의미를 자세히 물었다. 이에 전도연은 "저 조차도 생각하지 못한 저의 모습이 나오는 그런 경험을 많이 하고 싶다. '길복순'과 '일타스캔들'도 그런 경험이었다. 제가 지금까지 이미지적으로나 캐릭터적으로 다양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배우로서 더 소모당하고 싶은 것"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전도연의 이런 도전정신은 이번 <길복순> 촬영 때도 잘 드러났다. 젊은 감독인 변 감독의 방식이 처음엔 적응되지 않고 낯설었지만, 결국 기존의 자기 방식을 버리고 새 방식을 받아들인 것. 그에게 오래 일하며 굳어진 것들을 깨뜨리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이런 것도 도전을 향한 마음에서 나온 노력인 건지 물었다. 

"그렇다. 감독의 새로운 방식이 나를 조금 불편하게 만들더라도 내가 내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거잖나.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익숙한 걸 찾게 되는데 불편한 것 속에서 나의 말투, 행동이 새롭게 나올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불편한 상황에 놓이는 걸 잘 받아들이려 한다. 새로운 상황을 피하지 않는 편이다." 

그는 변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변 감독님이 '선배는 일할 때 배우로서 당당한 모습이 있는데 왜 작품들 속에선 항상 희생적이고 당하는 캐릭터를 주로 했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라고 그러더라. 그래서 킬러가 돼서 먹이사슬 꼭대기에 한번 세우고 싶었다고 하더라. 고맙더라"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시즌2에 대해 물었다. 이에 전도연은 "시즌2 논의는 전혀 없다"라며 "시즌2가 들어와도 액션은 빼달라고 할 거다"라며 웃어보였다. "액션 영화는 더는 안 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얘기하는 그의 말에서 이번 작품이 얼마나 힘들었는지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의 배우 전도연.
ⓒ 넷플릭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