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환경부 가뭄대책, 생명 위협해선 안 된다
[글쓴이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공주보 뻘 걷어내기 행사 사진 |
ⓒ 이경호 |
하지만 아직 걷어내야 할 펄은 걷어낸 면적보다 훨씬 넓게 남겨져 있다. 꼬마물떼새와 흰목물떼새, 쇠제비갈매기가 번식지로 택하는 강변의 모래톱 복원을 위한 시도였지만, 자연의 힘 앞에 작게만 보일 뿐이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끼리 모여 조금이라도 더 모래톱을 넓히기 위해 현장에서 펄을 걷어 냈다. 족구장만 한 면적을 추가로 제거하는 정도로 마무리했다. 걸음을 뒤로 하며 아쉬운 마을을 달래본다.
▲ 꼬마물떼새가 번식을 준비한 둥지의 모습 |
ⓒ 이경호 |
▲ 4월 3일 공주보에서 확인한 꼬마물떼새의 모습 |
ⓒ 이경호 |
희망을 보고 현장을 나섰다. 문제는 다음날이었다. 4일 환경부는 브리핑을 통해 가뭄해결을 위해 보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주보의 백사장이 펄밭으로 바뀐 이유는 가뭄을 이유로 지난해 20일간 담수한 결과라고 본다. 2022년 6월 가뭄이라고 했던 정안저수지는 58% 이상의 저수율을 유지하고 있었다. 평년저수율에 비하면 100%를 초과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 자체도 문제지만 실제로 담수 이후 한 방울의 물도 쓰지 못했다.
영산강의 상황도 지난해 공주의 상황과 유사하다. 환경부는 섬진강 수계의 물을 먹고 있는 상황에서 영산강의 보를 활용하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영산강 역시 보의 물은 가뭄으로 활용할 수 없다.
가뭄의 대책이 댐이라는 것도 문제다. 도시의 빗물관리시스템 정책을 정비하면서 지하수를 확보해야 하며, 과도한 광역상수도를 정책으로 인해 특정 댐에 지나친 부담감을 주고 있기 때문에 수원을 다변화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 단순한 댐이 아니라 지하수위를 풍부하게 유지하고 가뭄 등에 대비한 수요관리도 필요하다.
▲ 수문개방번 공주보 녹조의 모습 |
ⓒ 이경호 |
4대강 사업으로 망가진 강의 모습은 아직도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녹조로 매년 여름이면 심각한 독소를 배출하는 4대강의 물을 쓰겠다는 것은 국민들의 먹는 물의 안전성마저 위협하는 것이다.
깔따구와 실지렁이가 그득한 강을 우리는 이미 확인했다. 큰빗이끼벌레라는 생경하기만한 벌레의 정체도 확인했다. 아직도 수문개방을 하지 못한 낙동강은 매년 녹조로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녹조물을 국민의 식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하겠다는 말인가?
4대강 조사평가단과 물관리위원회를 통해 영산강과 금강의 보는 평가를 마쳤다. 경제성도, 실제 목적을 달성하지도 못하는 보는 해체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평가가 끝난 것이다. 이를 다시 꺼내 들어 보를 이용하겠다는 것은 환경부 스스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주장은 이제 멈춰야 한다. 4대강으로 많은 생명들이 위협 받았고, 해체하지 못한 보로 인해서 생명들은 갈 곳을 잃어가고 있다. 기후위기시대에 지켜야 할 최소한의 생명의 가치도 지키지 못하는 가뭄과 홍수를 해결할 수 없는 필요 없는 보는 해체돼야 할 유산이다.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여러 생명의 위협만을 높이는 보는 해체돼야 한다. 국민의 안전을 생명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번식을 준비하는 꼬마물떼새와 멸종위기종 흰목물떼새와 쇠제비갈매기에게 비보가 될 발표를 중단하고 환경부는 다시 생명을 지키는 일에 나서라! 새들에게 다시 모래톱을 돌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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