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신청 김만배 "이한성·헬멧남 범죄수익 은닉, 내 책임"

김종훈 2023. 4. 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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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심문 진행... 김씨 측 "증거 확보, 구속 필요성 없어" vs. 검찰 "유동규 돈으로 회유"

[김종훈 기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장동 관련 범죄수익은닉혐의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 이희훈
 
대장동 개발 수익 390억 원을 은닉한 혐의로 재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한성(화천대유 공동대표), 최우향(화천대유 이사 겸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에 대해 선처를 호소했다. 대장동 개발 수익 은닉이 자신의 책임 아래 이뤄진 일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김씨의 보석 요청에 대해 "김씨가 지난해 11월 석방 된 후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하는 등 증거 인멸 시도를 계속 했다"라며 허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 공판 직후 열린 보석 심문에서 카키색 수의를 입고 재판정에 선 김씨는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답했다.

"이 자리에 재판받게 돼 죄송하다. 이한성과 최우향은 내 책임과 지휘에 있는 분들이다. 회사를 위해서, 회사의 경영과 운영을 위해서 행위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행위는 저한테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 여러 가지 부분에 의혹을 사고 있는데 향후 재판에서 성실하게 소명하도록 하겠다.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잘 따르겠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13일 김만배씨의 재산 은닉에 관여한 조력자로 알려진 이한성씨와 최우향씨를 체포해 구속 수사를 벌였다. 

이한성씨는 성균관대 동문인 김씨의 부탁을 받고 화천대유에 합류해 2018년 화천대유 감사, 2019년 1월 천화동인 1호 사내이사를 지냈다. 2021년 9월부터 화천대유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화천대유 이사 겸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 최우향씨는 지난 2021년 10월 김씨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돼 구치소에서 나올 당시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로 마중을 나와 일명 '헬멧남'으로도 불렸던 인물이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2021년 10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대장동 개발사업 수익 390억 원을 수표나 소액권으로 재발행·교환해 차명 오피스텔에 보관하거나 계좌에 송금하는 등 은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인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불태우도록 한 증거인멸교사 혐의와 영농 경력을 허위 기재해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혐의도 있다.

지난 2월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을 적용해 김씨에게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고, 법원은 김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 측은 지난 3월 31일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다.

김만배 측 "도주한 바 없다" vs. 검찰 "휴대전화 불태우도록 교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장동 관련 범죄수익은닉혐의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 이희훈
 
이날 김씨 측 변호인은 보석 필요성에 대해 "이 사건은 오직 범죄수익은닉과 증거은닉교사로 봐야 한다"며 "검사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은 사유를 문단별로 보면 열 개 중 아홉은 배임죄에 관한 것이다. 범죄수익 은닉죄와 관련한 객관적인 증거가 이미 다 나와 있어 구속 필요성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변호인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돈을 주고 회유하라고 한 사정이 있었다면 관련 재판부에서 재판받는 게 옳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씨가 휴대전화를 불태우도록 교사하고,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의 증언을 연습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했다"면서 보석을 허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김씨가 인테리어 공사업자를 통해서 중요 증거인 휴대전화를 불태우도록 교사한 점, 핵심참고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인적이 드문 의왕저수지에서 만나 1억 원 주겠다고 말하며 허위진술을 회유한 점, (곽상도 전 의원 아들) 곽병채에게 증언 연습을 시킨 점, 이성문의 증언 전후에는 (이성문이) '제2의 정영학'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배임죄로 받을 것을 인지하면서도 25억 원을 선이자를 공제하고 지급한 점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김씨 측 변호인이 지적한 배임 혐의와 관련해 "배임과 이해충돌 사건의 증거인멸 우려는 이 사건 유무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며 "구속상태로 심리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보석 심문 전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와 최우향씨 사건을 김씨 사건에 병합해서 심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기일은 이달 26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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