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으니 두드러져 보이는 ‘기미’… 크림으로 없앤다?

이슬비 기자 2023. 4. 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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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지 얼마 안된 기미라면 효과… 2개월 정도만 사용 권장
피부가 예민한 사람이라면 기미 크림을 바르기 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이모(27)씨의 최근 최대 고민은 기미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후 오랜만에 거울 속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니, 광대뼈 위에 기미가 자잘하게 자리 잡은 것을 발견했다. 물어보니 주변 친구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고, 피부과 레이저 시술을 받는 친구도 많았다. 그러나 당장은 경제적으로 부담돼, 레이저 시술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기미 크림을 찾게 됐다.

40대 주부 김모씨는 기미 크림을 처방받으면 그냥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제품보다 효과가 좋다는 말을 듣고 피부과를 찾았다. 그러나 전문의는 피부를 보더니 기미 크림보다는 레이저 시술을 권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광대뼈, 코 등 마스크 윗부분에 기미가 늘었다는 사람이 많다. 마스크를 쓰면 돼 자외선 차단제를 소홀히 발랐거나, 흰 마스크가 자외선 반사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기미를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병원을 방문해 레이저 치료를 받는 것이지만, 갑작스러운 큰 지출이 부담스러워 먼저 기미 크림을 발라보려 했던 사람이라면 주목하자. 기미 크림, 정말 효과 있을까?

◇기미 크림 속 '하이드로퀴논' 성분, 멜라닌 색소 생성 억제
기미는 자외선으로 자극받은 세포가 멜라닌 색소를 만들면서 생긴다. 피부가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 속 티로시나아제라는 효소가 표피 가장 아래 기저층에 있는 멜라노사이트라는 세포 속 티로신이라는 단백질을 산화시킨다. 티로신 단백질에 산소가 붙고, 수소가 떨어져 나가면서 구조가 변해 멜라닌 색소가 된다.

기미 크림의 핵심 성분은 '하이드로퀴논'으로, 멜라닌 색소 생성을 억제해 기미를 옅게 한다. 효과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효과 있는 사람은 눈에 띄게 기미가 없어져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하이드로퀴논은 티로시나아제 등 효소 작용을 억제해 멜라닌이 만들어지는 것을 저해하고, 멜라닌 색소가 담긴 멜라닌세포와 멜라노좀이라는 각질세포를 분해한다"고 말했다. 특히 색소가 옅거나 생긴 지 얼마 안 된 기미에 효과가 크다. 고대구로병원 피부과 백유상 교수는 "다른 미백 성분도 비슷한 기전으로 작용하지만, 하이드로퀴논은 그중에서도 효과가 큰 편에 속한다"고 했다.

다만, 심한 기미거나 발생한 지 오래됐거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반복해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임이석 원장은 "기미 환자 중 진피층까지 색소, 혈관 그리고 구성 조직들의 변형을 동반한 경우도 있다"며 "이땐 단순 색소만 없애는 기미 크림으론 해결이 안 되며, 피부과 전문의 진료로 피부 상태를 잘 파악하고 접근하는 게 좋다"고 했다.

◇처방 약, 효과 크지만 부작용도 커
기미 크림을 처방받으면 더 효과가 클까? 기미 크림은 하이드로퀴논 농도가 4%까지는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 5% 이상부턴 처방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나뉜다. 처방 약품 농도가 더 높다 보니 상대적으로 효과도 당연히 더 크다. 그러나 동시에 부작용이 생길 위험도 크다. 임이석 원장은 "하이드로퀴논은 화학 구조상 페놀 구조로 돼 있는데, 이런 구조는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며 "농도가 높을수록 자극감이 커 홍반, 가려움, 각질, 접촉성 피부염 등을, 드물게는 손톱 색상 변화, 교질 비립종, 외인성 갈색증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진료 후 처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얼굴이 붉고 예민한 피부라면 반드시 진료 후 기미 크림을 사용해야 한다.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기미 판별=기미 크림을 사용하기 전엔 기미가 맞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백유상 교수는 "접촉성 피부염으로 인한 색소 침착 등을 기미로 혼동할 수 있다"며 "기미가 아닌 다른 병변이라면 염증성 치료 등 다른 치료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미는 광대뼈, 뺨 등 얼굴 중앙부에 매우 진하지 않은 반갈색 거무스름한 반점이 여러 개 관찰된다. 피부 진피층부터 표피층까지 고르게 분포돼있다. 대부분 여성호르몬이 본격적으로 분비되기 시작하는 20대 이후에 처음 생겨,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늘어나는 30~40대에 심해진다.

▶장기간 도포 금물=장기간 도포하면 오히려 피부에 착색을 일으킬 수 있다. 바르더라도 두 달 내외로 바르는 게 좋다. 기미 크림으로 피부 개선 효과를 봤어도 계속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거나 민감해질 수 있으므로, 사용 후 2~3개월은 제품 사용을 중단해야 안전하다. 임이석 원장은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고 기미 크림 바르는 것을 권한다"며 "처음 바를 때는 매일 바르기보다 일주일에 2번 정도 바르는 것을 권장한다"고 했다.

▶국소 부위, 얇게 바르기=백유상 교수는 "기미 크림은 넓게 바르는 약이 아니다"며 "의심되는 부위에 국소적으로 얇게 발라야 한다"고 했다. 넓고 두껍게 바르면 접촉성 피부염 등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권장사용량보다 너무 많이 사용하면 멜라닌 색소가 영구적으로 소멸하면서 주변 부위보다 색이 하얘지는 탈색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기미 크림에는 보통 부형제 등 다른 성분이 포함돼 있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과도한 양을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취침 전에 바르기=기미 크림은 취침 전에 바르는 게 좋다. 백유상 교수는 "기미 크림을 바른 채 자외선을 받으면 피부 민감도가 높아져 염증성 색소 침착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기미 크림을 바를 땐 취침 전에 바르고, 다음날 자외선 차단제도 잘 발라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멜라닌 색소는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기미 크림의 주성분인 하이드로퀴논이 멜라닌 색소를 억제하면 피부가 자외선에 무방비로 노출돼 멜라닌 색소 과다 분비와 색소침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외선 차단 필수=기미 제거 시술보다 가장 중요한 건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다. 적어도 외출 30분 전에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2~3시간마다 덧바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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