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고위원 잇단 실언...수세 몰린 정부 ‘설상가상’

황인성 2023. 4. 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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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제주 4·3 격 낮은 기념일 비하...태영호·조수진도 실언 논란
한일회담 후 낮아진 국정 지지율...반등 필요한데 악재 더해
‘친윤일색’ 당내 긴장감 낮아진 탓 해석도
김재원·태영호·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쿠키DB
‘친윤일색’ 국민의힘 당 지도부에서 잇단 실언이 나오면서 윤석열 정부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 후 30%대까지 낮아진 국정 지지율의 반등이 절실한데 오히려 친윤계 인사들의 발언이 논란이 되며 국민적 반감만 키우고 있다.

5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재원 수석 최고위원을 비롯한 친윤계 인사들의 실언으로 국민의힘이 국민적 비판의 대상이 됐다. 

김재원 수석 최고위원은 전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전화 통화에서 제주 4·3 사건을 격 낮은 기념일로 칭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앞서 전광훈 목사와의 만남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고, 보수단체 강연에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말해 비판을 받은 터라 추가적인 실언은 더욱 논란이다.

김 최고위원은 한 달간 최고위 불참과 언론 인터뷰 금지 등의 자체 징계를 내렸지만, 여파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탈북자 출신인 태영호 최고위원은 제주 4·3 사건의 성격을 공산 폭동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8 전당대회 당시 제주 4·3사건이 김일성 사주에 의한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최근 제주 4·3 기념일에 앞서서도 “어떤 점을 사과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4·3 사건에 대한 용어부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 4·3을 공산 폭동이라고 주장하면서 되려 전당대회에서 높은 표심을 받은 터라 자신의 의견을 바꿀 가능성은 낮은데 문제는 당심 아닌 국민 정서와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 해당 발언이 당 지지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의문이다.

조수진 최고위원의 라디오 발언도 논란이 됐다. 조 의원은 5일 아침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쌀 소비를 촉진해 쌀 생산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소시키자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당의 최고위원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너무 가벼운 발언이 아니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조 의원은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발언이었다는 글을 올렸지만, 최고위원으로서 발언에 신중함을 기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연이은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실언은 윤석열 정부에게도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정부는 야당의 굴욕외교 공세에 직면해 있고 정순신 전 검사 아들 학폭 논란과 주 69시간 근로제 철회 등 부정 이슈 등으로 국정 지지율이 최근 30% 중반대로 떨어졌는데 여당이 도움은커녕 오히려 악재를 더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모습.   사진=임형택 기자

최창렬 “평소 인식 드러난 것”
천하람 “견제 세력 없어 당내 긴장감↓”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실언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게 당 안팎의 해석이다. 친윤 세력이 당의 주류가 된 채 당내 견제 세력이 없어지자 긴장감이 실종됐고, 전당대회의 여운이 계속된 것이라는 분석과 그동안 감춰뒀던 당내 본심이 드러난 것이란 각기 해석이 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5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연이은 실언의 원인은 특별한 이유가 없이 평소 그들의 인식이 현상으로 드러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연이은 발언을 보면 국민의힘이 극우화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북한 출신 태영호 최고위원은 아직 ‘레드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제주 4·3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발언은 진지한 성찰 없는 중대한 실언”이라고 평가했다.

‘친윤일색’으로 재편돼 당에 긴장감이 사라진 게 당 지도부의 연이은 실언의 배경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당협위원장은 같은 날 쿠키뉴스에 “최고위원 세 분의 구체적인 원인은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당내 견제할만한 세력이 없어 긴장감이 떨어진 듯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원 100%로 치러진 전당대회의 여운에 아직 머물러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고 해석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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