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 국립발레단장 4연임…'돈키호테' 재안무 공지 누락하며 잡음도

홍지유 2023. 4. 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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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예술단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네 번째 연임에 성공한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이 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발레가 세계로 날아오르게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강 단장은 앞으로 3년간의 계획을 밝히며 2023년 신작인 국립발레단 재안무 버전의 '돈키호테'를 소개했다. 국립발레단은 지난달 7일 돈키호테 티켓을 오픈하며 오리지널이 아닌 재안무 버전임을 알리지 않았고 열흘이 지난 뒤 뒤늦게 공지를 수정해 발레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5일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국립발레단 비전을 발표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3년간의 새 임기를 시작한 강 단장은 2014년 국립발레단 제7대 단장으로 임명된 후 네 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4연임은 국립 예술단체 수장으로는 최초다. 뉴스1


강 단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저는 앞에 서는 게 아니라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이고 그건 달라지지 않는다"며 "단원들과 함께 세계로 날아오르는 한국 발레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 단장은 이날 오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임명장을 받아 2026년까지 국립발레단을 이끌게 됐다. 강 단장은 2014년부터 단장직을 맡고 있다


"발레단 발전 기여하고 싶어 4연임 수락"


강 단장은 자신의 4연임에 대해 "꿈도 못 꿨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연임을 수락한 이유는 "국립발레단은 제게 정말 특별하고 소중한 단체이고 발레단의 발전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 단장은 임기를 돌아보며 "국립발레단이 한층 성장하고 세계적인 인지도도 높아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국립발레단은 다음 달 독일 비스바덴에서 열리는 음악축제에서 '해적'을 공연한다. 이때 공연하는 '해적'은 발레 거장 마리우스 프티파의 원작이 아닌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송정빈의 재안무 버전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올해 국립발레단이 처음으로 관객에게 선보이는 재안무 버전의 '돈키호테'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경쾌한 음악과 스페인풍의 화려한 의상, 시그니처인 캐스터네츠 안무 등으로 오랜 시간 발레팬의 사랑을 받아온 클래식 발레 '돈키호테'는 프티파가 1869년에 선보인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프티파의 버전을 수정한 재안무 버전을 선보인다.


"프티파 버전 못 본다"…공지 누락에 뿔난 팬들


국립발레단은 공연을 오픈하며 재안무 공지를 뒤늦게 올려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립발레단은 지난달 7일 예매를 오픈하며 프티파의 오리지널 안무를 수정했다는 사실을 충분히 공지하지 않았고 일부 발레팬들이 "불완전 판매"라고 항의하자 티켓 오픈 시점으로부터 약 열흘 뒤 예매 사이트 공지를 수정했다.
국립발레단 '해적'의 한 장면. 사진 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은 "티켓 오픈 시점에도 안무를 계속 수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부분이 어떻게 바뀐다는 공지를 하기가 어려웠다"며 "약 열흘 뒤 공지를 추가한 것은 맞지만 지난해 말 신년 공연 라인업을 공개할 때도 재안무 버전임을 밝혔고, 오픈 당일 공연 포스터에도 원작 프티파 옆에 재안무가의 이름을 넣었다"고 해명했다.

국립발레단 재안무 버전에서는 숲의 여왕이 이탈리안 훼떼(다리와 손을 동시에 공중으로 들어 올리면서 회전하는 고난도 동작)를 선보이는 독무를 볼 수 없다. 숲의 여왕 독무는 키트리의 캐스터네츠 독무, 결혼식 파드되 등과 함께 '돈키호테'의 시그니처 안무로 꼽힌다.

그 밖에도 돈키호테가 숲 속에서 꿈을 꾸는 드림 신이 대폭 수정됐다. 원작에선 돈키호테가 키트리를 자신의 환상 속 여인 둘시네아라고 착각하기 때문에 한 명의 무용수가 키트리와 둘시네아를 모두 연기하지만 재안무를 맡은 송정빈은 원작에 없던 둘시네아를 추가해 각각 다른 무용수가 추도록 했다.

돈키호테의 비중도 커졌다. 프티파 버전에서 돈키호테는 무대 위에서 춤추지 않고 연기만 하지만 국립발레단 재안무 버전에서는 무용수 1인이 늙은 돈키호테와 젊은 돈키호테를 동시에 연기하며 여러 안무를 소화한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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