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 완벽투로 무승인데…곽빈이 웃는다 “10승보다 팀 승률 5할 이상이 목표”

차승윤 2023. 4. 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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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초 2사 1루 두산 선발투수 곽빈이 NC 1루 주자 박민우를 견제로 잡아낸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완벽했다.

곽빈(24·두산 베어스)은 지난 4일 NC 잠실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데뷔 후 가장 적은 출루를 허용했고, 두 자릿수 탈삼진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2㎞ 직구는 물론 커브(24구)와 체인지업(18구)에 슬라이더까지 공격적으로 구사했다. 강속구에 대비하던 NC 타자들을 상대로 타석마다 다른 구종을 던졌다.

이날 투구의 핵심은 커브였다. 2스트라이크 후 결정구로 활용했고, 그 덕분에 많은 헛스윙을 뽑아냈다. 특히 첫 타석 안타, 두 번째 타석 볼넷으로 곽빈을 괴롭혔던 박민우에게 세 번째 타석 초구 직구 후 2연속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은 게 이날 투구의 백미였다.

곽빈을 리드한 양의지에게 공 배합을 묻자 그는 "타순이 한 바퀴 돌기 전에는 2스트라이크까지 변화구로 가다가 결정구를 직구로 갔다. 그랬더니 (NC가) 대처하더라"며 "그래서 다음 바퀴 때는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아도 결정구를 변화구로 갔고, 그걸 보여준 후 다음에는 직구로 갔는데 잘 통했다. 곽빈의 제구도 잘 됐다”고 설명했다. 곽빈은 "(양)의지 선배가 커브가 정말 좋다고 했다. 그래서 커브 사인이 정말 많았다. 나 역시 커브에 자신이 있었기에 신나게 계속 던져봤다"고 전했다.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실점 없이 호투를 펼친 두산 선발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체인지업의 비중이 커진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곽빈은 선발 로테이션을 처음 돌았던 2021년 포크볼 장착을 시도했으나 오래 가지 않았다. 포크볼을 위해서는 팔 각도가 높아야 했는데 그와 맞지 않았다. 대신 지난해부터 체인지업을 다시 썼다.

양의지는 "국가대표팀에 있을 때 빈이가 체인지업을 안 던진다고 하길래 ‘그냥 던져라. 던져야 네 다른 공이 더 많이 살아난다’고 충고했다"고 전했다. 곽빈도 "원래 우타자한테는 체인지업을 안 던졌다. 빠지면 사구가 될까봐 두려웠다"며 "그런데 의지 선배가 대표팀에서 저와 (2018년 이후) 오랜만에 맞춰보니 그때와 같이 사인을 계속 내셨다. 그래서 (안 던지던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생각보다 잘 됐다. 그 덕분에 지금은 자신 있게 쓰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두산은 곽빈이 내려간 8회 말 김인태의 결승타로 1-0 승리를 거뒀다. 곽빈은 “당연히 개인 10승을 하면 좋겠다. 하지만 내 등판 때 팀 승률이 5할이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목표를 먼저 잡았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 승선했던 곽빈은 후유증을 겪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곽빈은 “솔직히 한 경기 던져서는 (후유증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앞으로 계속 상태를 체크하겠다”고 했다. 또 “지난해 후반기 좋은 페이스를 이어간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최대한 휴식에 신경 쓰고 있다. 잠도 많이 자고, 운동도 정해진 것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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