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인터뷰] ‘길복순’ 전세계 1위..전도연 “이런 날도 있어야죠”

정진영 2023. 4. 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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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인터뷰 사진. (사진=넷플릭스 제공)
“잘될 때도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이런 날도 있어야죠. 축하해 주세요.”

배우 전도연이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의 전세계 1위 등극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도연은 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길복순’ 공개에 맞춰 진행한 인터뷰에서 “열심히 하라는 응원을 받는 시기인 것 같다”며 작품을 향한 글로벌 팬들의 뜨거운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길복순’은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사춘기 딸과의 벽을 허물기 위해 일을 그만 두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넷플릭스가 5일 발표한 주간 시청 시간 순위에 따르면 ‘길복순’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시청 시간 1961만 시간을 기록하며 비영어 영화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올해 공개된 넷플릭스 한국 영화 가운데 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건 ‘정이’에 이어 ‘길복순’이 두번째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길복순’은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과 ‘킹메이커’(2022) 등을 통해 많은 마니아들을 보유한 변성현 감독의 신작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전도연은 이번 작품을 통해 변성현 감독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전도연은 “변성현 감독은 내게 젊은 감독이다. 늘 같이 일해보고 싶었던 감독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밝혔다.

“변 감독님 스타일이 제게는 새로웠어요. 감독님은 자신이 생각하는 동선을 철저하게 짜고 그 안에서만 배우들이 감정을 표현하게끔 하거든요. 고개를 어느 정도 돌려야하는지까지 디렉팅을 받았어요. ‘이렇게까지 해야 되느냐’고 물었는데 감독님이 ‘저를 믿고 따라와 주셨으면 한다’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제가 생각하지 못 했던 부분들을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변성현 감독은 애초에 전도연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 전도연으로부터 작품을 같이 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변 감독은 그때부터 전도연과 어떤 작품을 하면 좋을지를 고민했고, 장르를 액션으로 확정했다. 이제까지 전도연의 필모그래피에 정통 액션이 특별히 없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영화 ‘생일’을 찍을 때 변성현 감독님이 세트장에 오셔서 같이 식사를 한 일이 있어요. 그게 첫 인연이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아이템이 괜찮은 시나리오가 있어서 감독님께 해보지 않겠느냐고 연락을 드렸는데 자신의 오리지널 작품을 하고 싶다고, 저한테 같이 해볼 생각 있느냐고 했어요. 언제가 될지, 또 어떤 작품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렇게 ‘길복순’이 시작됐어요.”
전도연 인터뷰 사진. (사진=넷플릭스 제공)

전도연은 그야말로 몸을 불사르는 연기를 했다. 지난해 4월에는 지방 세트에서 액션 장면을 촬영하다 부상을 입어 머리 부위를 수바늘 꿰매는 일도 있었다. 롱테이크 촬영이 많았던 현장. 베테랑 배우인 전도연에게도 솔직히 쉽지 않았다.

“솔직히 액션이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어요. ‘이걸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특히 맨손은 물론 칼, 도끼 등 여러 도구를 사용하는 액션 장면이 있어서 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액션 합을 외우는 것도 다른 배우들보다 더뎌서 혼자 연습을 많이 했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다른 배우들과 5 대 1로 싸웠던 식당 장면이다. 완전히 다 찍을 때까지 거의 1개월이 소요된 장기 촬영. 전도연은 “배우들 여럿이 맞붙는 장면이기 때문에 긴장을 많이 하고 공도 많이 들였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이 서로 스케줄도 맞춰야 했고, 장소는 상가 식당 한 곳이었지만 시퀀스가 있는 장면이었기 때문에 완성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아마 모든 장면들 가운데 가장 시간을 오래 썼던 장면일 거예요. 게다가 모두 액션 전문 배우도 아니었기 때문에 찍으면서 서로 배려를 많이 했어요. ‘컷’ 소리 들으면 서로 ‘미안해’, ‘저 진짜 괜찮아요’ 같은 말을 주고 받았어요.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건 무척 두려운 일이더라고요.”

액션 장면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이 다 힘들었다”는 전도연이지만, ‘길복순’처럼 위트 있고 재기발랄한 작품은 또 욕심난다고 했다. 

“배우는 이미지가 계속해서 소모되는 직업이잖아요. 다양하게 소모되고 싶은 게 배우로서 바람이죠. 그동안 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이미지적으로나 캐릭터적으로 보자면 그렇게 다양하진 않았다고 스스로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더 다채로운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고 싶어요. 계속 이미지를 소모당하고 싶다는 게 지금 저의 바람이에요.”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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