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공기 다먹기 아이디어 차원"…조수진 해명에도 '파상공세'

5일 라디오에서 양곡법 대안으로
'밥 한공기 다먹기' 제안에
추미애 "당정용 쌀먹걸리 폭탄주 마셔라"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5일 자신이 쌀값 대책으로 소개한 '밥 한 그릇 다 먹기' 발언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자, 직접 수습에 나섰다. 조 의원은 "당 민생특위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야권에선 파상공세가 쏟아지고 있다.

조 위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민생119 첫 회의에서) 밥 한 공기 먹기 캠페인, 쌀빵 쌀케이크 같은 가루쌀 제품 현장 찾기 등을 통해 쌀 소비를 촉진해보자는 아이디어 등이 나왔다"며 "회의에서 나온 몇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발언의 진의를 왜곡해 선전 선동을 벌이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15년 성남시장 시절 쌀 피자 만들기 등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을 펼친 일이 있다"며 "민생을 위한 아이디어를 정쟁으로 몰지 말아달라"고도 했다

앞서 조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첫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의 대안과 관련, 민생119에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그는 "여성분들 같은 경우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밥이)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칼로리가 낮지 않냐"며 "그런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가는 등 국민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119 특위도 해당 아이디어가 지난 3일 첫 회의에서 진지하게 논의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위원은 "당시 따로 절차가 없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떤 한 분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고 따로 안건처럼 올라간 것도 아니다"라며 "누군가 호응해주는 것도 아니었고 그에 대해 논의를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쯔양이 당대표가 낫다" …당 안팎 비판 확산

하지만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양곡관리법을 반대하면서 그 대안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하자'라고 한다면 이걸 가지고 대안 경쟁을 할 수 있겠냐"며 "갈수록 태산이다. 점입가경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은 "자꾸 뭘 먹는 당심 100% 지도부. 오후 4시에 치킨과 맥주를 먹고 아침에 구내식당에 모여 학식을 먹고 민생 어쩌구 하면서 편도(편의점도시락)를 먹고, 이제는 밥 한 공기를 다 먹자고 한다"며 "그냥 쯔양이 당대표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허 의원도 "최고위원 리스크가 점입가경, 더 이상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지경"이라며 김재원 최고위원과 조 위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기현 대표는 말을 아끼며 논란을 수습하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주한영국대사를 접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조 위원의 발언에 대해 "그게 무슨 대책이 되겠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하는데 본인이 그런 뜻으로 말씀하신 건 아닐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조 위원에 대한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쌀값 대책으로 '밥 한 공기 더 먹기' 정말입니까"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여성에게 밥 한 공기 더 먹으라는 비책보다 애주가 대통령과 총리·당대표 등 '당정용이 쌀막걸리 폭탄주 드시라'고 하는 편이 더 나은 비책"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