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음주’ 건강에 도움?…뉴욕타임스 “오히려 해악”

신창호 2023. 4. 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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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음주하는 사람이 아예 술을 안 마시는 사람보다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술로 인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을 적당히 음주하는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결코 후자 자체가 건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는 없다"면서 "전자는 다른 어떤 군과 비교해도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높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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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음주하는 사람이 아예 술을 안 마시는 사람보다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약물중독연구소(CSUR)가 지난 40년간 음주와 관련된 의학적 연구들을 철저하게 분석한 결과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CSUR 소속 팀 스톡웰 박사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스톡웰 박사는 지난 40년간 전 세계 의학계에서 나온 백여건의 음주관련 연구보고서를 세밀하게 조사했다. 대부분의 보고서들은 적당한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아예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보다 정신 건강이 더 좋고 오래 산다는 내용이었다.

아예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친구 또는 지인들과의 사교모임 등을 아예 안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정신적인 고독 상태를 야기하며 장기적으로 건강에 해롭다는 게 보고서들의 기본적인 주장이었다. 과음이 아니라면 친구들과 어울려 적당히 음주하는 사람들이 이들보다 훨씬 정신적으로 안정적이며 육체적으로도 건강을 잃지 않는다는 결론인 셈이다.

그러나 스톡웰 박사는 이 보고서들의 비교집단을 세밀히 분석한 결과 전혀 다른 결론이 도출됐다고 밝혔다. 적당한 음주를 즐기는 사람 군과 비교집단으로 제시된 사람들은 이전에 과음으로 상당한 건강상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루 25g 정도의 술을 마시는 여성은 42g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여성들보다 조기 사망할 확률이 훨씬 적다는 식이다. 42g의 알코올은 레드와인 2잔 혹은 맥주 340g(캔맥주 1병반)에 해당된다.

스톡웰 박사가 분석한 의학 보고서들은 처음부터 음주하지 않는 사람과 적당한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을 비교한 경우가 전혀 없었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술로 인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을 적당히 음주하는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결코 후자 자체가 건강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는 없다”면서 “전자는 다른 어떤 군과 비교해도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높을 뿐”이라고 말했다.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의학계에 일반화되기 시작한 것은 19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인체생물학 교수였던 레이먼드 펄 박사가 출판한 ‘J자 커브의 법칙’이 나오면서 이같은 아이디어가 의학계의 상식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포도주, 특히 적포도주가 레스바라트롤이라는 항산화 물질을 인체에 제공해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낸다는 주장이 의학계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통용되는 상식이 돼버렸다.

하지만 스톡웰 박사는 연구를 통해 이 가설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냈다. 레스바라트롤은 포도주가 아닌 자연 상태의 포도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으며, 크랜베리나 블루베리에는 포도보다 훨씬 더 많은 레스바라트롤이 들어 있고, 이를 섭취하는 게 포도주 섭취보다 훨씬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포도주가 몸에 좋다는 주장은 프랑스를 필두로 와인 제조국과 양조업자들이 포도주를 더 많이 팔기 위해 퍼뜨리는 마케팅 수법에 불과하다”고 했다.

지난 1월 캐나다 정부는 CSUR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라는 새로운 보건 지침을 공식화 했다.

NYT는 “스톡웰 박사의 연구결과는 지난 주 미국의학협회 저널(JAMA)에 전문 게재됐다”면서 “캐나다가 전 국민들에게 상세한 음주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아직도 이런 가이드라인을 못 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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