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WBC 대표 소형준의 부상과 '액티브 레스트'

배중현 2023. 4. 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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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시즌 첫 등판에서 9실점으로 부진했던 소형준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WBC에 출전했던 그는 전완근 부상까지 겹쳐 공백기를 갖게 됐다. KT 위즈 제공


오른손 투수 소형준(22·KT 위즈)의 전완근 부상.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선수라면 허투루 보기 힘들다.

소형준은 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 2일 LG 트윈스전에 시즌 첫 등판한 소형준은 2와 3분의 1이닝 10피안타 9실점(9자책점)하며 부진했다. 2020년 데뷔한 그가 한 경기 9자책점을 기록한 건 LG전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부진 원인으로 부상이 거론되면서 더욱 큰 관심이 쏠린다. 이강철 KT 감독은 "오른손 전완근 통증이 생겼다고 하더라. 복귀까지 2주 정도 필요할 것 같다"며 "근육 손상이 아니고 조금 늘어난 거라 (다른 선수들보다) 빨리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소형준의 LG전 직구(포심 패스트볼)와 투심 패스트볼(투심) 최고 구속은 나란히 145㎞/h에 머물렀다. 최고 150㎞/h까지 나오던 빠른 공이 자취를 감췄다. 소형준의 이탈 소식을 들은 염경엽 LG 감독은 "(소형준처럼) WBC에서 중간한 선발 투수들은 투구 수 부족"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WBC 야구대표팀 투수 엔트리는 15명 중 10명이 '선발 자원'이었다. 이 중 선발로 뛴 건 1라운드 4경기, 4명(고영표·김광현·박세웅·원태인). 김광현을 제외한 세 선수는 불펜으로도 뛴 '전천후'였다.

대회를 치르면서 스텝이 꼬였다. 소속팀에 복귀한 뒤 선발로 역할을 전환하려면 투구 수를 서서히 올리는 단계가 필요하다. 염 감독은 "몸이 안 되는데 스피드(구속)도 안 나오니까 더 세게 던지려고 해 근육이 뭉쳐 올라오는 거"라면서 "내가 썼던 힘보다 몸이 안 됐는데 무리해서 던지게 되고 그게 첫 번째 부상 이유가 되는 거"라고 우려했다. LG도 김윤식의 컨디션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 김윤식은 지난 2일 소형준과 선발 맞대결에서 고작 1이닝만 소화하고 강판당했다.

WBC 대표 출신인 김윤식은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니다. 대회 출전에 따른 훈련량 부족으로 조심스럽게 투구 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IS 포토


WBC에 출전한 선수들은 강행군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제대로 휴식하지 못했다. 대회 준비를 위해 12월부터 훈련한 선수들도 있었다. 2월 구단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뒤에는 며칠 지나지 않아 WBC 대표팀의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했다. 호주에서 구단 캠프를 치른 양의지(두산 베어스)는 비행시간만 꼬박 하루에 가까웠다.

프로야구 수석 트레이너 출신 A는 "미국에선 시즌이 끝나면 '액티브 레스트(active rest)'라고 적극적인 휴식을 한다. 소파에 앉아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가볍게 운동하면서 신체가 회복하는 상태로 만드는 거"라며 "WBC에 나간 선수들은 적극적인 휴식 없이 빨리 몸을 만들었을 거다. 대표 선수들은 하나같이 각 구단의 주전이라서 경기도 많이 뛰었는데 비시즌에 제대로 쉬지도 못해 쌓인 과부하를 해소할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야수보다 투수의 부상 위험성이 더 크다. 구속이 올라오지 않으면 무리하게 되고 그러다가 신체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 전완근을 비롯해 팔꿈치, 어깨에 무리가 갈 수 있다. 트레이너 A는 "4~6월이 통계적으로 가장 부상이 많다. 그건 비시즌 때 몸을 잘못 만들어서 부상 위험성이 커지는 것도 있는데 비시즌 몸을 정상적으로 회복하지 못해도 그럴 수 있다. 과부하가 걸린 상태가 이어지면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이건 누구에게나 해당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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