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기록 취업까지 반영 검토'…당정, 정순신 아들 악재 정면돌파

5일 당정협의 열고 학폭 종합대책 논의
학폭기록 대입 반영…'취업까지' 의견도
한덕수 주재 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발표
정순신 고리 野 공세 선제 차단 포석도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과 정부가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해 입시는 물론이고 취업까지 불이익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됐던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이 기폭제가 됐다. 야당의 정치공세에 맞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겠다는 정부·여당의 의지가 담겼다.

5일 국민의힘과 정부는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어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논의했다. 먼저 학교폭력 가해 사실의 생활기록부 보존 기록을 연장해 정시 등 대입 전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취업 시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책임을 무겁게 해 학폭에 대한 부모와 학생의 경각심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또한 피해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초기부터 가해자와 '즉시 분리' 조치를 실효적으로 실시하고 1 대 1 전담 제도를 통해 맞춤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교권의 확대 및 보호를 통해 학교폭력에 대한 책임 인식을 제고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당정협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심판이나 소송, 법적 조치로 가기 전 학교 현장에서 해결이 잘 안되고 있다"며 "화해나 중재 등 사건 초기 해결은 선생님들이 가장 잘 관철할 수 있는데, 지금은 선생님들이 권위를 가지고 해결을 하기에는 제도적인 (지원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당정협의회에는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이태규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및 교육위원, 장동혁 원내대변인이 참석했고 정부에서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장상윤 교육부 차관 등이 자리했다. 이날 논의된 대책은 한덕수 총리가 주재하는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 최종 확정 및 발표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이번 대책에는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정 군은 2017년 강원도 민족사관고등학교에 입학 후 동급생에게 학교폭력을 저질러 2018년 반포고로 강제 전학 조치를 받았다. 그런데 졸업하기 직전인 2020년 정군의 학교폭력 기록이 생활기록부에 삭제돼 입시에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 알려지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학교폭력 근절 대책의 첫 번째가 '보존 기록의 연장'이 된 것과 관계가 깊은 대목이다.

아울러 소위 '정순신 사태'를 고리로 한 야당의 정치공세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는 해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1일 국회 교육위 차원에서 '정순신 청문회'를 강행했는데, 정 변호사가 불참하자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오는 14일 다시 열기로 결정한 바 있다. 교육부와 학교 관계자들이 시간을 내 출석했지만, 그대로 되돌려 보냈다.

국민의힘은 '학교폭력 근절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는 명분일 뿐 실제 의도는 정 변호사 질책과 망신주기를 통한 대(對)정권 정치공세에 있다고 보고 있다.

권은희 의원은 "정순신 개인은 출석하지 않았지만 교육·행정 당국에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선행적으로 밟는 것은 가능하다"며 "그저 민간인을 부르기 위한 청문회는 국회의 권한 남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태규 국민의힘 간사는 "정 변호사가 안 나와서 못한다는 것은 그저 정치적 성토장, 정치쇼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꼬집었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 "학교폭력 피해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트라우마를 겪으며 삶의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2012년 근절 종합대책이 시행된 이후 여러 정책이 추진됐지만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동안 대책을 평가하고 미흡한 부분은 개선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실효적인 대책을 고민해 볼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