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만해?] "고객님 사랑합니다"…'불멸의 여자'가 살아가는 법

류지윤 2023. 4. 5. 12: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불멸의 여자'를 두고 스테이지 시네마라는 새로운 장르라고 칭했다.

'불멸의 여자'는 손님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강요당하는 화장품 판매사원 희경(이음 분)과 눈가 주름방지용 화장품 반품을 요구하는 갑질 손님 정란(윤가현 분)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파격 잔혹극이다.

갑질이라는 주제를 동명의 연극 '불멸의 여자'를 원작으로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일 개봉.

봉준호 감독은 영화 '불멸의 여자'를 두고 스테이지 시네마라는 새로운 장르라고 칭했다. 이 작품은 세트, 조명, 카메라 기법 등으로 연극 무대를 그대로 스크린에 재현해 한 편의 연극을 눈 앞에서 관람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불멸의 여자'는 손님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강요당하는 화장품 판매사원 희경(이음 분)과 눈가 주름방지용 화장품 반품을 요구하는 갑질 손님 정란(윤가현 분)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파격 잔혹극이다. 갑질이라는 주제를 동명의 연극 '불멸의 여자'를 원작으로 한다.


계약직 화장품 판매사원인 희경과 승아(이정경 분)에게는 미소가 필수다. 무슨 일이 있어도 고객이 왕이며 미소로 응대해야 한다. 갑질 잔혹극은 아이크림을 발랐더니 주름이 더 심해졌다는 고객의 전화를 받으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손님 정란은 자신의 전화를 왜 빨리 받지 않느냐고 따져 묻고 승아는 대충 무거운 물건을 옮기느라 전화를 늦게 받았다고 사과한다.


반품을 하러 온 정란은 오는 길에 무거운 물건은 없었다느니, 손님을 최우선으로 모신다면서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트집을 잡는다.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어 병원에 간 희경 대신 정란을 상대하게 된 승아는 대충 거짓말로 둘러대지만 정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승아를 몰아세운다. 그 때 병원에서 돌아온 희경이 정란의 기분을 맞춰주지만, 작정하고 찾아온 정란의 상대하기 버겁다.


결국 정란은 폭력까지 행사하고 희경은 무릎을 꿇는다. 그럼에도 화를 누그러뜨리지 않는 정란에게 희경은 자신의 돈을 주며 환불해 준다. 그 때도 희경은 미소를 짓고 있다.


사실 정란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희경이 못마땅하다. 희경이 미소를 지을 수록 속이 더 끓는다. 미소를 지어야만 하는 희경과, 미소에 트라우마를 가진 정란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화장품 매장 점장 성필(안내상 분)의 아내가 등장하며 이야기는 또 다른 국면을 맞는다.


성필은 사실 희경과 승아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성필의 아내는 인격모독까지 일삼고, 성필은 승아와 희경이 자신을 먼저 꼬신 거라고 책임을 전가한다. 그럼에도 희경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의 생존이 걸린 직장에서 미소를 짓는 일 뿐이다.


이 영화는 자본주의의 부작용을 극대화해 보여준다. 미소와 행복이라는 단어는 '불멸의 여자' 속에서 순수함을 잃 자본주의에 의해 철저히 오염 당했다. 부조리한 상황에 놓였지만 자본의 원리에 의해 '을'의 입장에 있는 희경은 아무리 억울한 상황에 놓여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가 없다. 그야말로 '불멸의 미소'다. .


한정된 세트 안에서 5명의 배우만이 등장한다. 다른 영화들에 비해 스펙터클하거나 볼거리가 풍부하진 않지만, 섬세한 배우들의 내면 연기가 집중력을 높인다. 희경의 지치고 상처 받은 영혼은 마지막 한 장면을 통해 그제야 위로와 숨통이 트인다. 최종태 감독은 무자비하게 희경을 벼랑 끝까지 내몰지만, 마지막 장면 만큼은 가능성과 희망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5일 개봉. 러닝타임 87분.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