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이어 사과꽃도 빠른 개화…이상고온에 농작물 냉해 비상
올해 벚꽃이 예상보다 일찍 피어 축제를 준비한 지자체가 '꽃 없는 축제'를 걱정하고 있는 가운데 농촌에서는 과수나무 꽃이 일찍 피어 비상이 걸렸다.
사과꽃 일찍 피어 냉해 우려
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사과 주산지인 경북 청송 등에서 사과꽃이 예년보다 일찍 피자 걱정이 태산이다. 꽃이 핀 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꽃이 일찍 지면서 결실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사과꽃 만개기(나무의 꽃이 70% 핀 시기)가 남부지방 기준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순으로, 지난해보다 최대 9일 정도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에서 봄철 기상자료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개화기 예측 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다.
사과 품종 중 후지 꽃이 활짝 피는 시기(만개기)는 ▶경북 군위가 이달 6∼8일로 가장 빠르고 ▶경남 거창 7∼9일 ▶영주 10∼11일 ▶전북 장수 12∼13일 ▶충북 충주 13∼14일 ▶충북 제천 14∼16일 ▶경북 청송 15∼17일 ▶강원 양구 26∼27일로 예측됐다.
사과꽃이 예년보다 일찍 피면 과수화상병에 쉽게 노출되는 문제가 있다. 과수화상병 원인인 세균은 나무 틈새 등에 잠복해 겨울을 보내다가 식물 체내 양분이 많아지는 봄철에 활동을 개시한다. 특히 개화기에 꽃과 잎, 새로 나온 줄기 등이 검게 타는 듯한 증상을 일으킨다.
과수화상병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개화 전 방제 1회, 개화기 2회 방제가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지난해 과수화상병 예측정보시스템을 활용해 방제한 결과를 분석한 결과 꽃이 만개한 후 2회(5일과 15일 후) 약제를 살포했던 기존 방법보다 방제 효과가 76.5%에서 92.7%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찬바람 막고 방제 작업 신경을”
경북 영주 지역이 주산지인 인삼 역시 예년보다 발아 시기가 당겨지면서 저온 피해가 우려된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영주 지역 평균 기온은 평년대비 2월 1.1도, 3월 2.2도 상승했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 인삼의 출아가 관측되고 있다. 출아기는 평년 대비 일주일 이상 당겨질 것으로 예상한다.
인삼이 조기 출아되면 갑작스러운 저온 피해를 받을 수 있고, 저온 피해를 받으면 생장이 억제돼 생산량 감소의 원인이 된다. 저온 피해는 주로 잎의 발달을 저해시키고 심한 경우는 지상부가 얼었다 녹으면서 검게 고사한다.
봄철 조기 출아로 인한 저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겨울 동안 걷어놨던 해가림용 차광재와 측면 차광재를 내려 찬바람을 막아주고, 저온 피해가 발생한 잎과 줄기는 잿빛곰팡이가 증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약제 방제를 해줘야 한다.
조영숙 경북도농업기술원장은 “매년 기후변화의 영향이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어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작물에 기상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중심 농가컨설팅을 할 것”이라고 했다.
꽃이 훨씬 빨리 핀 이유는 따뜻한 날씨 탓이다. 기상청은 한반도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고 맑은 날씨에 일사량이 더해지면서 기온이 평년보다 최고 7~9도 높은 상태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올해는 평년보다 벚꽃 개화 시기가 열흘 이상 일찍 찾아왔다. 부산기상관측소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서는 지난달 19일 처음 벚꽃이 개화했는데, 벚꽃 개화일을 관측하기 시작한 1921년 이래 102년 만에 가장 빠른 개화로 기록됐다. 서울 역시 평년보다 16일 이른 지난달 25일 벚꽃이 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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