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만 열면…고개드는 국민의힘 ‘최고위원 리스크’

최은희 2023. 4. 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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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양곡법 대안으로 “밥 한공기 비우기”
이준석 “갈수록 태산”
김재원 ‘4·3 발언’에 홍준표 “쉴드 쳐도 사리에 맞게 쳐라”
김웅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이 연이은 실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지지율 하락세인 국민의힘에게 부담이 큰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총선 악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힘 민생특별위원회인 민생119 위원장을 맡은 조수진 최고위원은 5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양곡관리법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를 거론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을 두고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인데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분들은 다이어트를 위해 밥을 잘 먹지 않는 분이 많은데 (밥이) 다른 식품과 비교해 오히려 칼로리가 낮지 않느냐”며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든지 국민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여권 내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양곡관리법을 반대하면서 그 대안이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하고 그래서 밥을 잘 안먹는다’ ‘밥이 오히려 다른 식품에 비해 칼로리가 낮다는 것을(?) 알리자’라고 한다면 이것을 갖고 대안 경쟁을 할 수 있겠느냐”며 “갈수록 태산이다, 편도 박람회부터 해서 점입가경”이라고 질타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올린 글에서 “사실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이 소비량 증대에도 큰 의미는 없는 것이, 다 비우냐 마느냐는 쌀 소비량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실효적이려면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이 아니라 ‘밥 많이 퍼담기’ 또는 ‘두 공기 먹기’ 운동이 돼야 최소한 논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1940년대 밥공기 크기로 가면 실질적으로 식당에서 더 많은 밥을 남겨서 더 많이 버리는 방식으로 해결될 것 같다”고 비꼬았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SNS에 “뭘 자꾸 먹는 당심 100% 지도부”라며 “오후 4시에 치킨과 맥주를 먹고, 아침에 구내식당에 모여 학식을 먹고, 민생 어쩌구 하면서 편도를 먹고, 이제는 밥 한 공기를 다 먹자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먹방으로 정치할 거면 그냥 쯔양(먹방 유투버)이 당대표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고 비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사진=임형택 기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발언이 논란에 휩싸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연이은 실언으로 파장을 빚으며 당분간 공개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전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국경일은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이 있는데, 대통령이 보통 3·1절과 광복절 정도는 참석을 한다”면서 “(제주) 4·3 기념일은 이보다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 내지 추모일인데,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공격해대는 자세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이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75주년 제주 4·3 추념식에 불참한 데 대한 비판을 반박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당내에서는 성토가 쏟아졌다. 허은아 의원은 SNS에 “국민 일반의 마음에서 벗어나 내년 총선 필패의 길로 달려가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제발 국민 눈치 좀 살펴달라”고 썼다. 김웅 의원도 SNS에서 “추모에도 격이 있느냐”며 “프로야구 시구 행사와 서해수호의날은 격이 높아서 가신 거냐고 물어보면 뭐라 답할 것인가”라고 밝혔다. 

그간 김 최고위원을 비판해왔던 홍준표 대구시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제발 좀 언론 방송 출연 정지라고 시키라”라며 재차 김 최고위원의 재징계를 촉구했다.

홍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그러면 서해수호의 날은 국경일이었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실언한 지 며칠 지났다고 또 방송에 나와 떠들게 하고 있나”라고 질타했다. 

지도부 ‘무용론’을 거론하며 징계 조치도 촉구했다. 홍 시장은 “입만 열면 실언하는 사람, 징계는 못하더라도 최고위 출석정지, 언론·방송 출연 정지라도 시키라”라며 “그것도 안 하면 당 지도부 무용론이 나올 수도 있다. 쉴드(Shield·방어)를 쳐도 사리에 맞게 치라”고 목소리 높였다.

홍 시장은 앞서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파는 게 정치인”,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 등 잇단 망언으로 논란을 부른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촉구해 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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